-
-
너는 네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어
이지성 지음, 김성신 그림 / 맑은소리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금메달을 딴 올림픽 대표선수, 대통령, 탐험가, 사업가 등 세계적으로 최고의 부와 명예를 얻은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을 확실히 정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다. 그리고 꿈을 실현하기가 어렵다고 쉽게 절망하고 포기하지도 않는다. 어려운 고비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 행동, 말의 힘을 진심으로 믿고 극복해낸다. 피나는 연습과 노력이 안겨준 결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예를 들어주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아이들이 ‘성공한 삶’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 조금은 염려가 된다. 낮게 살아도 가치롭게 살다간 존경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어서 자칫 그런 삶에 대하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이 책을 한 번 읽고 나서는 아이에게 권하지 못하고 우선 책장에 꽂아 놓았다.
그러던 며칠 후, 4학년인 큰아이가 놀면서 긴 풍선으로 둥근 풍선을 방에 떨어지지 않게 계속 치면서 ‘00선수, 풍선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라고 아나운서처럼 말한다. 깜짝 놀라 물었다. 금메달 따고 싶냐고, 유명한 사람 되고 싶냐고…. 올림픽에 대표로 나가 금메달도 따고 싶고, 하는 일 다 잘하고 싶다는 큰아이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이런 아이의 마음을 잘 알았나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책을 건냈다. 초등학생 또래의 생각과 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문장들은 어려운 철학책이 아니라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는 책으로 굳게 자리잡게 한다. 특히 아이들이 칭찬을 받고 싶어하고 그래서 한 가지 두 가지 노력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어른도 칭찬을 해주려는 노력을 한 가지 두 가지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난 큰아이는 ‘다-, 말로 돼.’라는 말부터 꺼냈다. 첫머리에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잘 안 돼서 짜증이 나도,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할 수 있어! 나한테 계속 말하고 다시 해보면 다- 됐어.’라고 자세히 들려준다. ‘4학년 때는 웃고 다니고 5학년 때는 인상 쓰고 다닌다는 말도 나왔는데 나는 5학년 돼도 싱글벙글 웃고 다닐거야-.’라는 말을 마치고는 우리 둘다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이 책을 다시 읽어나가면서는 부와 명예보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 그리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힘을 지닌 말에 더 촛점을 두게 되었다. 쉽게 쉽게 풀어서 들려주지만 그렇다고 얕은 물은 아니다. 어른들에게도 지난 시간동안 해왔던 것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깊은 이야기도 많다. 읽는 내내 꿈을 일찍 정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꿈은 있으나 종이에 상세히 적은 사람과 적지 않은 사람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려주며 아이들의 꿈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이 책의 끝맺음 부분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냥그냥 살아가는 아이, 행동하기 전에 걱정부터 하느라 안쓰러운 아이, 실망한 마음에 희망을 주고 싶은 아이가 있다면 그 어떤 말보다 이 책 한 권을 내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