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그저 대화의 도구일 뿐이에요.⠀“네 생각은 어때?“라는 말은 ⠀놀이를 여는 말입니다.⠀⠀⠀한국인 최초로 어린이 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우리나라 대표 그림책 작가라고 할 수 있는⠀이수지 작가님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책을 처음 펼쳤을 때,⠀굉장히 작은 글씨에 흠칫 놀랐으나⠀마지막 장을 다 덮고 난 뒤에는⠀더, 더, 더- 읽고 싶다.⠀아니 알고 싶다 라는 생각뿐이었다.⠀⠀⠀작은 글씨로 330쪽에 달하는 페이지에⠀작가로서의 삶, 엄마로서의 삶⠀작품을 대하는 태도,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가⠀빼곡하게 그리고 정성스레 들어가 있다.⠀⠀⠀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 분이⠀어떻게 글 없는 그림책을 그리 많이 만드셨는지.⠀어쩌면 이렇게 글을 잘 쓰기 때문에⠀그걸 그림까지 잘 표현해 낼 수 있었을지도.⠀⠀⠀뭐가 되었든, 능력자이심👍🏻👏🏻⠀⠀⠀오늘 밤에는 이수지 작가님의⠀그림책들을 다시 한번 꺼내 읽어봐야겠다
“대가리 떼고 똥 빼고 대가리 떼고 똥 빼고ᆢ” 신문지 위에 수북하게 쌓인 멸치들을 보면한숨이 나올 법도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멸치를 탐내는 고양이를 방어하고,서로에게 양해를 구하며 화장실도 다녀오고,콩쥐~ 팥쥐~로 허리를 펴가며고생 뒤 찾아오는 노동의 참 맛(?)을 느낀다. 몸통 모아 놓은 데에 대가리에 똥이 가고대가리와 똥 모아 놓은 데에 몸통이 가는아주 크나큰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빠르게 사과하고 실수를 되돌릴 줄 아는책임감과 자비심까지매 페이지마다 가득한밤코 작가의 웃음 요소 덕분에책을 보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다가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엔어딘가 모르게 애틋한 감정이 느껴진다.<멸치 다듬기>에는 추억이 담겨 있다.온라인 뉴스에 밀려 지금은 찾지 않는 종이 신문.기사보다는 오늘의 운세, 가로세로 퍼즐, 광고에 재미를 두며숙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사설 스크랩까지.모두 종이 신문에만 배어있는 추억이다.그리고 너무나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육수팩과 코인육수의 등장으로‘멸치 다듬기’는 이미 역사 속 노동으로 사라졌다.신문지에 멸치를 가득 쌓아놓고대가리 떼고 똥 빼고는 할 수 없었지만,비록 육수팩의 힘을 빌렸지만오늘은 <멸치 다듬기> 책 덕분에시원한 멸치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부재, 누군가를 잃는 상실의 경험은모두의 삶에서 절대 피할 수 없는 경험이다.세상 모든 감정에 어느정도 무뎌졌다하는어른들에게도 죽음이란 것은여전히 두렵고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이다.어린 아이들에게 죽음이란건어떤 의미로 다가올까.특히 늘 곁에 있던 가족, 이웃,반려동물의 죽음이란 것은.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물어올 때,가까운 존재의 죽음을 경험했을 때우리는 가능한 돌려 말하게 되고대충 얼버무리며 회피하는 경향이 많다.어른인 나도, 여전히 어려우니까.이 책의 부모도 마찬가지다.반려묘였던 듀크의 죽음에 대해구름 사이로 내려온 기다란 사다리를 타고하늘로 올라갔다는 둥,두더지함정에 있던 끝없이 내려가는 사다리를 타고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는 둥눈물을 머금은 채 애처롭게, 그리고 필사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하지만 아이는 알고있다.듀크가 떠난 곳이 어디인지.바로 우리 마음 속 한 가운데.무엇이든 직면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마주보고 서면 오히려 편안해 진다.그것이 죽음일지라도.
난 괜찮아..!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괜찮은 것인지괜찮은 척하는 것인지 사실은 좀 헷갈렸다.아니, 괜찮다 생각하면 괜찮아질거라고,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려고 했었나 보다.그런데 이 조그만 동물들이 건네는이야기를 보고 있자니다 날 위한 응원의 말인 것 같아모든 페이지에서 시선과 생각이한참동안 머물렀다.아, 지금 내가 필요한 건 이거였구나.<오늘도 너를 사랑해>의 후속작이 나왔다.전작은 부모로서, 어른으로서나의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 가득했다면이번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는오롯이 나를 위한 메시지에충분히 마음을 담아두고 싶은 기분.‘네가 곁에 있어 줘서오늘은 참 좋은 날이었어’곁에 있어 참 좋은 날을 만들어주는나의 사람들에게 선물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