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심 씨의 인생 여행 -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엄마에게로 떠난 여행
전난희 지음 / 메종인디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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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엄마와 자식이라는 중간자의 입장에 서서 엄마와 함께 하는 <길심 씨의 인생 여행>은 작가와 비슷한 위치에 있어서인지 더 공감되게 한다.

전라도 영암이라는 고향에서 엄마와 함께 자라왔던 모습과 나이가 들어 잠시간의 함께 농촌 생활을 한 과정들을 보면서 추억과 엄마가 주는 교훈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이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비슷한 시절에 가까운 지역에서의 일들이 더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곤 했다.

나이 들어 되돌아보는 고향의 추억은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오늘도 그 시절을 곱씹어 보게 한다.

텃밭이 우리 밥상을 주로 이루는 기본이기에 요즘의 냉장고 파먹기가 아닌 그냥 자연이 주는 자연 그대로의 밥상을 많이 접했다. 전라도 특유의 잔칫상에 항상 오르는 홍어나 각종 젓갈류, 술을 전혀 못하시는 울 아버지지만 항상 담금주를 담그시고 지금도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감이나 각종 양념류들을 가꾸며 자식들에게 일일이 보내시는 정성까지 마치 책을 보는 내내 우리 부모님과 함께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지금도 팔순이라는 연세에 각종 밭작물을 가꾸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에 그만하라고 하지만 손에서 놓지 못하는 모습에 우리네 부모님의 사랑과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책의 구성을 보면 아들만 선호하던 시절 길심 씨인 엄마의 이야기와 저자인 난희 씨의 엄마의 추억의 음식, 그리고 함께한 여름, 가을의 시골여행을 다루고 있다.

같은 남도에 있어서인지 그 시절들을 너무 쉽게 다가오기에 이해하고 동조하는데 거리낌 없이 전개된다.

길가 심 씨의 인생 여행은 아직도 진행 중이기에 자연스럽게 교훈도 스며들게 한다.

전라도 사투리와 못밥, 참기름을 바른 김을 아궁이에서 구웠던 일, 고구마와 고추 따기, 우렁이, 낙지탕탕이, 설탕물에 절이듯이 먹던 국수까지 추억을 한가득 선물해서 좋았다.

언젠가 울 딸이 엄마에게 자꾸 화풀이한 적이 있다.

그래서 왜 그렇게 화를 내냐고 물었더니 하는 말이 엄마니까 자기의 화를 받아주지 밖에서 어떻게 화풀이하냐고 하더라.

그 말에 고개를 끄떡거리지만 자신의 감정 쓰레기를 다른 사람에게 버리지 말라는 말이 정말 이해가 된다.

자연이 주는 교훈도 우리가 잊지 않고 살펴봐야한다는 사실도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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