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중세 수도원 애서 사라질 운명의 에피쿠로스학파 대저작,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둘러싼 책사냥꾼의 아찔한 지적 모험을 소설화한 내용이다.
처음 이야기는 부산의 한 수녀원에 라틴어 지도 신부로 초빙된 이가 한 노트를 통해 포조의 책 사냥 이야기를 회상하듯 시작을 한다.
초기 르네상스 인문주의 사상을 신학의 테두리 안에서 해석하고 신학적 근거를 살펴보는 것으로 접근을 하던 포조가 바티칸의 도서관을 들락거리면서 인문주의 사상 자체가 신학에서 이단으로 표현하고 배척한다는 사실에 먼저 접근을 한다. 그리고 요하네스 23세 교황의 세크레투스(비서)가 된 포조 브라치올리나가 황제와 교황들 간의 세력 다툼에서 3명이었던 교황이 숙청되고 사라지는 과정과 그 속에서 조그마한 마을의 번창하게 되는 과정들, 시대적인 배경까지 복잡하고도 난잡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제1부의 공의회에선 이런 중세 시대 교황의 자리를 두고 서로 간에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면 제2부에서는 본격적인 책 사냥꾼이 되어 엄격한 중세 수도원에서 곧 사라질 운명을 가진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란 책을 발견하고 훔쳐내어 나중에 필사를 통해 세상에 내보이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어렵다.
신학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필사에 필요한 양피지, 종이, 인쇄에 대한 이야기들과 글씨체에 대한 이야기까지 방대한 자료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의 이야기보다는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우리가 모르는 중세 유럽의 이야기 때문에 혹시 번역본이 아닐까 저자를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