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사냥
차인표 지음 / 해결책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는 살기 위해 다른 생명을 헤치지 않아.

태어난 땅에서 일생을 살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지.

바람이 불면 지나갈 때까지 바람을 맞고, 눈이 내리면 녹을 때까지 가지 위에 소복하게 담아 둔단다. 태어난 자리에서 묵묵히 세월을 견디며 자기에게 주어진 몫을 살아내는 거야.

남을 헤치기 싫어 무인도 들어가 살기 시작하는 덕무가 아내를 잃고 어린 남매와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무심하게도 어린 딸인 영실이가 폐에 구멍이 생겨 생명의 위험을 느낄 때 찾아온 공 영감

그리고 천년을 살아갈 수 있다는 인어 기름 얻기 위해 잔인하게 인어 남매를 도륙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로부터 시작하여 어느덧 하나가 되어가듯 연결이 된다.

그동안 동화 속 인어이야기의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이야기들을 접하고 살아왔다면 이 책은 인간의 욕망 때문에 상상 속의 인어가 천년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불로장생의 하나로 우리의 곁에 다가온다.

처음에는 누군가를 살리고자 하는 의미로 다가오지만 그 좋은 의미가 인간에게 끝없는 새로운 욕망을 안겨주기에 그 무엇보다 잔인하게 다가온다.

현재의 공 영감이 과거 천 년 전 인어 기름을 먹음으로써 살아온 공랑 이란 반전과 함께 공 영감의 순수했던 삼국시대의 인물이 그 욕망을 떨치지 못하고 천년을 살아오면서 그때의 사람보다 더 잔인한 인물이 되어 있다는 사실 속에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무섭고 허황된지를 일깨워 주는 것 같다.

자연이 주는 것이 아닌 것은 먹는 게 아니라는 점쟁이 서 씨 할머니의 말처럼 공랑에게 주어진 인어 기름은 죽어도 죽지 못하는 저주가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더 생명을 유지하고자 하는 공 영감의 모습을 어쩌면 인간이기를 거부한 괴물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듯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차인표 님 이 작가로서 다가온 <인어 사냥>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엿 겨가는 방식이 다른 장면이지만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과 인어가 있을만한 장소의 묘사가 아름답고 판타지 한 상상이 펼쳐진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결국은 무자비한 욕망을 이겨내는 모습 또한 아름답게 펼쳐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