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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사의 사랑
이순원 지음 / 시공사 / 2022년 11월
평점 :
"박제가 죽은 동물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되살리는 일이듯, 자살한 아내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박제사인 박인수가 마주한다."
어느 날 갑자기 자살한 아내
그리고 아내를 그렇게 만든 이유를 조용히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추리소설이지만 사건의 초점이 뚜렷하지 않지만 결론의 반전이 있는 이야기는 아름답지 않은 결론이지만 아내가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이유를 지켜주는 남편 박인수의 이야기이다.
두 줄이 생긴 임신 테스트기를 발견한 남편, 그리고 갑자기 자살한 아내, 죽은 아내에게 걸려온 모르는 전화번호 두 개, 자살한 날 입금된 천만 원, 처제와 처남의 수상한 행동, 아이들의 방황 등 어쩌면 지극히 자극적일 것 같은 주 이야기들의 전개들은 박제사라는 직업을 가진 남편 박인수의 눈을 통해 진행된다. 말을 복제하는 과정을 통해 그 말이 마주에게 주는 의미와 아내가 자살을 선택할 때까지 아무것도 함께 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면서 제일 아름다웠던 말의 순간을 되살려나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가죽을 살리고 내부 골격을 폼으로 만들어 형태를 잡아가는 박제 과정과 아내를 죽게 만드는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진행하면서 박제가 완성된 말의 모습과 어릴 적부터 가장이 되었던 아내가 끝까지 동생들을 지키고자 했던 모습을 어쩌면 동일시하는 느낌이 들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자신이 죽음으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란 기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결론이지만 이것이 추리소설의 묘미라고 말하는 듯하다.
잔인하지도, 험악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서정적인 어린 시절과 힘들어도 지켜나가는 박제사의 잔잔한 사랑이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는 그런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