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지어 날아가는 새들의 무리와 나룻배의 아름다우면서 여유로운 모습이 보이는 책표지를 보면서 잔잔한 여운이 느껴지는 그런 작별 이야기인 줄 알았다.
SF가 가미된 듯한 느낌이 나지만 결코 먼 모래가 아닌 이야기, 어쩌면 인간의 욕망이 깃든 추악한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또 다른 작별을 나누기 위해 전반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유명한 생태조류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첫 탐조를 하면서 기대감과 관찰하던 새를 먹잇감으로 잡아가는 고양이를 쫓아갔다가 아버지에게 혼났던 12살의 류엘
그리고 그 아들을 위해 새를 함께 묻어주는 아버지
가족보다는 새들을 쫓아다닌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 그리고 탈북한 남자와 재혼한 어머니에게 태어난 동생 산이, 어머니 가족의 월북 후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사망은 혼자가 된 류엘은 브로커를 통해 북에 있는 어머니와 동생 산이를 향한 끝없는 구애 아닌 구애를 한다. 다시 남으로 내려오기를 바라지만 결국은 10살이 된 산이만 탈북하게 된다. 하지만 유전적인 희귀질환을 가진 류엘은 자신의 배아를 통해 조직을 증식해 낼 수 있도록 장치를 하고 자신은 저온 냉동 상태로 7년 후 깨어날 수 있도록 챔버에 잠들었다.
하지만 2년 7개월 만에 깨어난 류엘은 어떻게 빨리 되살아났는지를 찾아가는 과정들은 추리소설이 주는 긴장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결론은 자신의 완벽한 복제로 인한 류엘은 원본인 류엘을 통해 모든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자신의 병이 이겨냈다고 생각한 복제 인간은 병까지 완벽한 복제를 한 약간의 생명 연장으로 동생 김산과의 행복했던 과거 아버지와 함께 탐조했던 섬에서 행복하면서 완벽한 작별을 꿈꾼다.
조류들의 자기장을 이용하여 자외선을 보는 눈을 연구했던 아버지와 모든 조류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생태를 연구했던 아버지가 완벽한 학살자가 되어 남모르게 새들의 뇌와, 눈 그들의 실험체를 가지고 연구했던 지하 연구실을 통해 류엘 또한 아버지의 뒤를 따라 연구를 계속하여 냉동 생명 장치와 생동을 통한 생명유지를 직접 실험체가 된 이야기들은 우리가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환자의 생명유지를 최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기 위한 간호 로봇은 어쩌면 조만간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책 속에서 만나 류엘의 모습은 원본체가 아닌 복제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너무도 똑같아 본인조차도 자신이 복제라는 사실은 인지 못하고 어린 동생과의 완벽한 작별을 하기 위해 노력했으니까.
과학적인 근거의 이야기들은 다소 냉혹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지만 이 책은 가족애와 자연 생명체들인 조류의 신비함과 인간들의 끊임없는 욕망을 함께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