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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신부
권현숙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2년 7월
평점 :
1990년 경오생과 1930년 경오생의 보이지 않은 이끌림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영원 결혼식이라는 이야기의 등장을 보면서 환생과 잊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존재할 거란 생각으로 접했던 <늑대신부>이다.
택시기자 겸 기자인 승리가 30년 전 유령 편지를 추적하게 되면서 이끌어 가는 이야기들은 추리와 무속적인 요소를 가미한 70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누구보다 유명한 프리마돈나를 꿈꾸던 백인화와 피아니스트 강배 주의 사랑 이야기는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들과 함께 웃고 울고를 되풀이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마지막에 완성되는 사랑 이야기이었다.
왜 제목이 늑대 신부였을까
궁금했다.
늑대는 평생 자신의 한 반려만을 바라보는 순정을 갖고 있는 강인한 동물로 몽골에서 신성시하는 동물이란다. 독립군 강립의 아들로서 일제를 피해 몽골에서 살았던 강 배두나 평양에서 서울로 학교를 다니면서 인하를 만나고 사랑을 쟁취 나가는 과정들은 흥미진진하면서도 굴곡진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여러 학생들의 추앙을 받던 인하가 정신대로 끌러 가지 않기 위해 가짜 약혼을 했던 사실과 끊임없이 사랑의 노래를 건넸던 강배도 와 약혼을 다시 한 두 사람의 인연과 음악으로 함께 했던 연인이 서로를 구하고 서로의 음악을 지키기 위해 했던 고통들은 우리의 역사 속의 슬픔이 아픔을 안겨주었기에 더 가슴 아팠는지 모른다.
배도가 죽었을 거란 생각을 했던 인하가 90이 넘은 나이에 승리가 보여준 30년 전 편지를 통해 배도의 시신이라도 있는 몽골을 찾아가면서 사랑이 완성되는 마지막을 함께 하는 영면의 모습까지 글은 숨을 멈추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려나간다.
일제 강점기. 분단의 아픔, 간첩사건, 억울한 누명, 서로의 음악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이름을 숨겨야만 했던 슬픈 이야기, 남의 것을 탐했다가 사라진 이들의 이야기, 하지만 제일 중요한 끝까지 강인하게 지켜낸 마직막의 상상 속의 행복한 이야기까지 꿈속의 이야기인 것처럼 자신들의 소망을 이끌어나가는 장면들은 아픔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끊어지지 않는 강인한 사랑의 이야기에 고개 숙여진다.
약간의 미신과 환상이 깃든 다소 생소한 것 같지만 이해가 되는 그런 이야기라서 더 마음이 끌렀는지 모르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