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비

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 ㅣ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9
조영주 지음 / 폴앤니나 / 2022년 7월

최초의 한문소설이라는 금오신화의 을집이라고 작품은 말한다.

최남선에 의해 일본에서 발간된 금오신화 갑집을 소개하면서 알려진 김시습의 금오신화 단편소설집은 우리가 학창 시절 배웠던 기억들을 되찾아 보게 한다. 갑집이라 말하기에 이 책은 을집이라 표현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을 보면 이비와 박비, 그리고 김시습, 성종의 어린 시절과 월산대군 그리고 공혜왕후와 한명회를 대표적인 인물로 볼 수 있다.

역사 속의 인물들을 바라볼 때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부분도 있기에 역사적 사실에 기인하여 접한다면 그 시절의 배경과 함께 알아갈 수 있었던 것이 참 좋다.

사육신의 한 명인 박팽년의 후손의 실제 이야기를 박비에 대비하여 탄생된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 속의 소설은 다소 이지적이고 작위적인 사실도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이비와 박비, 성종과 공혜왕후의 이야기들이 섞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구하려고 하는 행동들은 서로가 너무 닮아 서로의 역할놀이를 하듯 다소 헷갈렸을 그들의 이야기인 만큼 해피엔딩을 꿈꿔보지만 그렇지 않아 안타까웠다.

금오신화에 대해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던 내용들도 소설 속의 한 장면을 구성하는 요인이 되고 전개되어가는 모습에서 몇 번이나 금오신화에 대해 찾아보았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금오신화와 박팽년의 후손인 박일산의 이야기, 세조와 안평대군의 이야기와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성종과 월산대군에 의한 안견의 아들인 안소희의 '몽유도원도'까지

소설은 김시습이 이끌어 나가는 듯하지만 박비 와 이비는 유일하게 김시습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은 주인공들이기에 이야기의 끝은 또 다른 슬픔을 안겨주었다.

역사 속 사실과 김시습의 소설집인 금오신화를 접목한듯한 소설 속의 내용들은 다시 한번 역사를 되짚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