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야요이 사요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2년 7월

추리물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긴장감을 준다.

한순간에 두꺼운 책도 술술 읽혀 들어갈 정도로의 몰입감과 그다음의 궁금함은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추리물은 언제나 환영이다. 특히나 험악한 장면보다는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과정들의 설명들은 더 사람의 가슴을 울리게 하는 면이 있다.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은 살인사건으로 시작한다. 쉽게 범인을 추정할 수 있을 것 같은 복선 때문인지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예상되지만 그래도 반전이 있는 이야기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외할아버지의 양자가 된 다시 하라 시후미와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버지를 맞이한 고구레 리쓰, 화재로 부모를 잃은 눈이 보이지 않는 천사소녀라는 레이나 이 세 명의 곁에서 일어난 단순 사건들처럼 꾸며진 살인 사건에 연관되어 이야기들을 이어간다.

이모인 시후미의 엄마에게 이모부의 살인 사건을 의뢰받고 사건을 쫓아가는 유키의 시선으로 차근차근 꼬이지 않고 이야기들은 술술 풀려나간다.

등장인물들의 죽음들은 순서대로 7명으로 많은 숫자지만 어느 하나라도 이유 없는 죽음이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공들여진 사건들의 진행은 마지막 부분에 그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들에 정확하게 드러나지만 그 과정상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원인과 이유는 동감하면서도 오랜 시간 동안 계획된 일이라는 사실이 그들이 느꼈을 고통과 꿈꾸었던 미래를 어느새 동감하고 있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누군가 피해자로서 동정을 받아야 할 것 같았지만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마음도 솔직히 더 이상 벌이 내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외를 하던 아이의 마음을 무시했다가 유키가 다치고 아이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트라우마 때문에 시후미도 혹시나 다른 마음을 갖고 있을까 봐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유키의 마음이 엿보이는 그런 추리물이었다.

서로의 우정과 끈기, 그리고 서로를 위하는 관계를 사건의 피해자인 듯 가해자인 아이들과 사건을 추적하는 유키의 모습은 안타까운듯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