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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2년 7월
평점 :
종합병원의 응급실은 언제나 정신없는 곳이다.
생과 사가 갈리기도 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들을 응급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기에 항상 바쁘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의 살아가는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소설의 시작은 응급실이다.
생의 마지막이 되어 심폐소생술을 하는 해수가 언젠가부터 환자의 과거 일부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환자들의 과거 한 장면들은 한 사건과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304명이라는 생명이 희생된 크루즈에서의 화재사건들과 관련된 이들이 그때의 그 사건을 접했던 이들이라는 거다. 그리고 그 사건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삶을 엿볼 수 있다.
그때 당시 왜 구조활동을 제대로 못했을까?
크루즈에 발생한 화재는 어떻게 일어났을까?
구조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남겨진 사람들과 그 사건을 접했던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의문투성이 사건들의 전모는 과거 우리 사회에서 겪었던 그 사건들을 떠오르게도 하고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을 응급실이라는 곳에서 과거를 엿보는 해수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사건의 전모는 등장인물들의 기억들을 하나씩 떠오르면서 펼쳐지는데 판타지 한 요소가 담긴 용궁, 이무기와 선녀, 옥 황궁, 그리고 환생까지 그동안 우리가 전래 동화로 만날 수 있었던 이야기가 가미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과거 죄를 지었기에 현생에서 벌을 받는다는 설정과 그들을 올바르게 인도하기 위한 조력자로 신과 인간의 관계도까지 복잡한듯하면서도 단순한 결론은 죄에 대한 벌을 받고 사랑이라는 거에 위로를 받아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과응보가 이 소설의 결론이면서 사람 냄새가 물씬 묻어나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