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성령과 함께 추는 춤이라면, 우리는 매 순간 그 춤사위를읽어 내야 합니다. 성령의 리듬과 흐름에 자신을 조율하는 법을익혀 가야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그 춤의 리듬이 바뀌는 순간들을 경험합니다. 젊은 여성이 엄마가 되는 순간, 사춘기를 맞아 멀어지는 자녀를 보는 낯선 순간,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순간, 직장에서 퇴직하는 순간, 평생 함께할 것 같던 친구가 멀어져 가는 순간 등입니다. 이런 때 우리는 몸을 낮추고, 삶의 리듬을 이해하고, 숙고하고 또 다른 이들과 나누면서, 새롭게 다가오는 춤을 공부해야 하는 겁니다. - P19
여성 영성의 세 번째 특징은 연대성입니다. 자신의 아픔과 문제를 정직하게 성찰하고 그것을 나누면서, 우리는 다른 여성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의 경험이 자신의 경험과 다르더라도 우리는 그 고통에 공감하게 되는데, 그것은 우리의 문제가 결국 여성의 존재를 경시하는 사회 구조에서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서로의 아픔을 판단 없이 경청하고 보듬을 때, 우리는 새로운 힘을 얻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서둘러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 일입니다. - P23
그런 면에서 여성 영성은 사회 변혁을 추구하는 활동가들의 모임과도 다릅니다. 물론 함께 책을 읽거나 영성 공부모임을 만들어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 영성이 말하는 모임은 나누고 돌아보고 경청하는 방식으로 연대를 추구하는, 느슨한 형태의 열린 공동체입니다. - P24
자기의 생을 이해하며 깊이를 더하고,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경험이라는 텍스트와 다른 텍스트 사이에서 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독자 중심 비평에서는 텍스트와 씨름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텍스트에 동의하는지, 또 동의할 수 없다면 왜 그런지를 연구하는것입니다. 성서는 가부장적 시선으로 쓰였고, 이해되고 해석되어왔습니다. 가부장제 안에서 절대적 권위를 차지한 이 텍스트를통해 경험을 비판적이고 영성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성서의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후 그 의미를 삶에서 활용하면서 자기 경험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P29
따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며, 네가 있음으로 내가 있다‘라는 우분투ubuntu 정신은 글로벌 영성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 P35
하느님은 늘 우리의 영혼을 부르고, 부추기고, 또유혹하십니다. 삶의 유한성을 인식하고, 그 안에서 주어진 삶아라는 꽃을 피워 보라고 말입니다. - P39
기도하는 사람은 결국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로 한 사람입니다. 그는자기를 반성하고 자기 한계를 바라보며 기도 안에서 성장합니다. 기도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이끄시는 곳으로 기꺼이 나아가는 것입니다. 영성의 관심은 기도란 무엇이고,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또 기도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변화되는가에 있습니다. 특히 여성 영성에서는, 기도를 통해 어떻게 진정성 있는 자기를 만나고 스스로 성장해 가는가에 주목합니다. 그래서 기도 생활은 우리의 신앙 체험에서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입니다. - P45
어떤 기도가 되었든 항구하게 함으로써 신과의 관계를 지속하는일입니다. - P49
그는 인간의 성숙을 5단계로 보았습니다. 이는 차례로 충동적 단계impulsive mind, 자기중심적 단계 imperialmind, 사회화 단계socialized mind, 자기 저술의 단계self-authoring mind, 자기 변화의 단계 self-transforming mind입니다. 대부분의 성인은 3단계, 즉 사회화 단계에 머무릅니다. 이 단계는 사회의 규칙을 잘지키면서 타인과 어울려 살 수 있는 단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다루는 영적 성장은 최소한 3단계를 지나, 타인을 알고 자기를 이해하는 단계에서 비로소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53
노년기가 시작되는데도 여전히 남편을 기쁘게 하고 권위에 순종하는 데 골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의 세계는 매우 편협해서,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세계를 보지 못하고 자신을 성숙하고 영성이 깊은 사람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인간이 최고로 성장한 상태를 어른이라고 한다면, 어른이란 최소한 자기에 대한 지식을가지고 타인과 관계 맺을 수 있고,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소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 P54
트랜스젠더 여성들도 자신의 삶을 이해해 주는 공간을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몇 해 전, 용산에서 열린 성소수자 미사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여학생이 자신이 겪은 소외와 예배드리고 싶은 마음이 좌절된 경험을 나누면서 흐느껴 울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편협함은 한 곳에 치워 두고 단순한마음으로 누군가의 경험을 경청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훨씬 건강하게 성장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60
그렇다면 여성 영성에서 말하는 여신은 누구일까요? 바로, 한계를 끌어안고 자신의 욕망과 희망과 어려움을 살아낸인간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원형을 정직하게 보여 주는동시에 인간의 조건을 온전히 살아낸 좋은 모델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여신의 면모는 제주 신화에서 잘 드러납니다. 자청비나 가믄장아기는 자신이 상대를 선택하고, 선택한 사랑을끝까지 향유합니다. 또 하늘까지 올라가 신이 되고,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다시 세상으로 내려오기도 합니다." - P61
자신의 종교와 인생관을자녀에게 강요하고, 자신의 부정적인 신체 이미지나 사고방식을딸에게 전이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혼하고 새로운 가정을이루고 나서도 자신의 삶이 어머니의 의사 결정과 통제 아래 놓인다면, 그 여성은 아직 초승달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딸과 어머니는 친구 같은 관계로 변화해 가야 하며, 어머니가 노년기에 들어가면 딸이 관계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64
이제 우리 사회는 비혼주의에 대해 많이 열린 태도를 갖게 된것 같습니다. 비혼을 택하든 수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는 삶을택하든, 그것은 그저 결혼을 못 했거나 어쩌다 보니 독신이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지향점에 맞는 삶의 형태를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결정이어야 합니다. 그럴 때 독신 생활은 삶의 통과의례가 될 수 있습니다. - P66
한 생명력으로 주위에 생명을 넉넉히 전하는 시기입니다. 이는여성의 영적 여정 중 가장 극적이고 힘들고 긴 시기, 바로 어머니의 단계입니다. 여기서 어머니는 자녀를 돌보는 여성일 뿐 아니라, 자기 삶에 헌신한 자가 삶을 나누어 주는 방식이라는 의미도갖습니다. 이 시기의 여성은 사랑의 힘으로 자신을 내어주고, 시련을 극복하며, 자신 안에 있는 여성성의 힘을 체험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어둠, 밤, 그리고 죽음이 함께 존재합니다. 이 어두움 혹은 그림자를 통해 여성은 참된 자아를 찾아갑니다. 여러신화들이 죽음의 나라를 통과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는생이 결국 거쳐야 하는 절망과 고뇌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암시합니다. - P67
많은 여성들이 이 단계를 가장 힘들어합니다. 치열하고 고된이 시기에 여성은 분노를 자주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두려움을극복하게 함으로써 여성을 지켜 주는 중요한 감정입니다. 사회나 교회에서 분노는 죄라고 말하는데, 여기에는 약간 왜곡이 있습니다. 분노 같은 부정적 정서는 죄로 기우는 경향이 있을 뿐 죄자체는 아닙니다. 특히 여성에게 분노는 자기의 고유한 영역을지켜내면서 자신을 유지하는 근원적인 힘이 됩니다. 분노를 건설적으로 유지하고 잘 사용하는 일이 이 시기의 영적 과제가 될수 있습니다. - P70
이때 가장 돋보이는 것은 유머 감각입니다.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거리를 둘 수 있는 성숙함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유머는 자기 삶에대해 웃을 수 있을 때 생깁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비난이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인간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더 많이 묵상해야 합니다. - P73
납니다. 이 시기에 인생이, 혹은 인격이 완성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오히려 어리석음을 충분히 끌어안고, 어떤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그믐달 시기를 사는 지혜일 것입니다. 그런 탄력성은 어린이의마음을 영원히 지니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헨리 나우웬HenriNouwen은 노년에도 중년에도 마음속에 어린이의 웃음과 시선을품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P75
슈나이더스는 삶의 경험을 함께 놓고 성서를 읽을 때 근본적으로 의미가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성서가 삶을 변화시키는 책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같은 텍스트를 읽더라도 자신이 처한 자리와 정황과 시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P81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이 세상에서, 자연은 그런 교환가치를 모른 채 정직하게 햇빛을 받고 별을 이고 의젓하게 살아갑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인플루언서들이 보여 주는 세상을 떠나, 나의 고유한 시선으로 사소한 풍경에 눈뜨는 일은 소중합니다. 그것은 자본과 물질이 지배하는 감각의 질서에서 벗어나는 지난한 몸짓입니다. 뒷산에 올라가 들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는 사람, 폭우에 몸을 누인 나무의 안녕을 묻는 사람, 눈이오면 누구보다 행복하게 하얀빛을 즐길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서 우리는 살아 있는 영적 감각을 느낍니다. - P91
여성 모임을 하다 보면, 늘 같은 타령을 하는 자매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기억해야 하는 것은, 반복되는 이야기 속에서도 그 내용은 조금씩 변해 간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이야기는 아주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우리의 이야기에는 언제나 해석이 담기기 때문입니다. 어떤 새로운의미가 생기면, 과거에 배열되었던 이야기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현 시점의 삶과 신앙의 관점에서 돌아볼 때, 잊었던 과거사건이 중요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우 중요했던 사건들이 중요성을 상실하여, 삶을 돌아볼 때 그 사건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삶의 이야기에서는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라는 자리에서 과거의경험이 새롭게 배열되기 때문입니다. - P96
자크 라캉은 인간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인간은 자기와 비슷한 누군가를 보면서 자신의 부족함과 결함을 인지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과 자기를 비교하고 또 동일시하는 과정을 통해 에고ego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누군가가 머리핀을 하고 학교에 오면 곧바로 머리핀을원하게 됩니다. 즉, 자신이 동일시하는 상대가 가졌지만 자신은가지지 못한 어떤 것(머리핀, 착함, 똑똑함, 인기 등)이 자기에게 없음을 깨닫게 되고, 자기가 되고 싶은 그 사람의 어떤 부분을 모방하면서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입니다." - P101
이처럼 인간은 그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라는 개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자신이 누구인지, 그 삶이 어떤 형태인지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공동체가 없다면, 우리는 자신이 멋지고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을 영원히 깨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공동체가 너무 괴로운 사람들은 혼자 있으면서 ‘나는 멋지다‘는 환상을 유지하고 싶겠지만, 우리는 공동체의 역동을 통해 성장합니다. 또한 우리는 공동체에서 타인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자기의 삶을 넘어 다른 사람의 삶도 배웁니다. 그런 사람들의 삶은 훨씬 풍부합니다. - P102
그러므로 건강한 ‘우리‘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자기성찰입니다. 자기 마음의 움직임, 심리적 역동, 감정 상태에 대해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여성들 중에는 어떤 문제가 자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데도, 공연히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고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누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것도 자기 탓인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의식 성찰을 통해 마음의 흐름을 바라보고, 자신이 타인의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 - P103
하지만 성숙한 영성이란 자기의 어떤 점이 상대를 불편하게하는지를 알고,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때 용서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려는 시도가 더 중요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규칙서에서 구성원들 간의 교정을 강조하면서, 일차적으로 대화를 가장 중요한 일로 꼽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누군가가 불편하다면, 대화를 나누어야합니다. 충분한 대화 없이 그저 용서하는 것은 서로를 기만하는일입니다. - P104
‘나는 당신과 같은 생각이다‘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몰아가면, 오히려 말하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나누기가 힘들어집니다. 하고 싶은 말을 성숙하게 제어하면서 온전히 화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여 주는 공감은 다른 사람을 위해 빈 공간을 내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말하는사람도 자신이 다른 사람을 너무 지치게 하지는 않는지 살펴볼필요가 있습니다. 제한된 시간에 모든 사람이 자기 내면을 나눌수 있도록, 타인에 대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 P117
지혜로운 스토리텔링 기술 무엇이든 좋습니다. 그리고 그 주제와 관련해 어디까지 이야기빨지 범위를 정하고, 내용을 정돈하면 됩니다. 어떤 이야기든 인물, 사건, 배경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기억하고, 그에 더해 느낌과생각을 정리해 둡니다. - P138
은 영혼의 약점과 상처받기 쉬운 연약함을 나누며 함께 성장해가기로 약속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 머무르기보다 실패와 수치의 순간에 깃든 신의 연민을 함께 만지고, 그속에서 깊어지는 삶의 향기를 나누며, 현재라는 시간 안에서 생겨나는 의미를 새롭게 만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스토리텔링은아직 이름이 주어지지 않은 삶의 경험을 끄집어내어 형태를 찾고 이름을 붙이는 작업입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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