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독과 내밀하게 교감할 때만 자신을 찾을 수 있다. 고독은 훌륭한 동반자다. 나의 건축은 고독을 무서워하거나피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은 혼자 조용한 공간에 있을 때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난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여러 사람 속에서끝없는 대화가 이어질 때 금방 지친다. 어서 자기만의 방으로숨고 싶어 한다. - P158
"봉헌 (Offering)의 빛 속에서, 봉헌에 참여하는 자의 빛 속에서, 책은 얼마나 고귀한가. 도서관은 이러한 봉헌을 알려 준다." - P181
건축을 인간과 사회에 바치는 봉헌이라 생각한 칸의 철학이 빛을 발했다. - P188
"건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건축의 물리적인 실체만 존재한다. 건축은 정신 속에 존재한다. 건축의 물리적인 실체를 만드는 사람은 건축의 영혼에 봉헌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영혼은 어떠한 양식도, 기술도, 수단도 갖지 않는다. 영혼은 그 자제로 드러나기를 기다린다. - P190
침묵과 빛, 칸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도서관이라는 봉헌을통해 침묵을 드러내고자 한다. 칸은 침묵을 ‘앰비언트 소울(Ambient Soul)‘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퍼져 있는 영혼‘이라는뜻이다. 그의 말대로 침묵이 말할 수 없고 규정할 수 없는, 세상에 퍼져 있는 영혼이라면 지금 내가 앉은 벤치에도, 밤바람이 부는 캠퍼스의 허공에도 침묵은 존재한다. - P198
잊으면 잊히는 것일까. 우리는 사회적 사건을 애써 잊으려한다. 아픈 기억을 덮고 내일을 향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쁨의 기억과 슬픔의 기억이 공존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 다양하고 풍부한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결국 공동의 감각, 공동의 문화를만들기 때문이다. - P238
오솔길을 내려오며 람베르투스 수도사에게 말했다. "혹시 한국에 올 일이 있으면 꼭 연락을 주십시오."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저는 1963년부터 이곳에 살았는데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그럴 겁니다. 저도 언젠가는 하늘로 돌아가겠지요. 그러면 저곳에 묻힐 겁니다. 그때 비로소 수도원을 떠나 여행을 해 보겠네요." 입구에서 람베르투스 수도사와 작별 인사를 했다. 크고 투박한 그의 손이 따듯했다. - P282
죽음은 빛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새벽이 찾아왔기 때문에 등불을 끄는 것일 뿐이다.
열린 터로 들어섰다. 석양빛이 그의 뒤에서 비쳤다. 그는 아름다운 오렌지빛 속에 있었다. 순간 그 역시 하나의 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빛 속에서 약간 다른 톤으로 빛나는 빛, 언젠가 대자연의 거대한 빛속으로 흡수되어 하나가 될 빛.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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