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사람은 생명이 살아남는 데 필요한 기운을 뿜어낸다는 말이 사실이었나 봐요. 제 뒤뜰의비티스디아가 날이 갈수록 무성해졌으니까요. - P28

"아니요 떠나는 것만 생각해 왔어요. 돌아오기 위한 여행은 상상해 본 적 없었어요. 이제부터 한번 상상해볼게요 누군가와 따로 또 함께 하는 여행을요."
저는 당신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돌아올 때 미리 연락을 주면 어때요? 나가서 기다릴 테니 같이 돌아와요. 그러면 그 길이 우리가 함께하는 여로가 되겠지요?"
당신은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모험가를 아내로맞이하려거든 당연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 P30

장로님들을 배웅하며 저는 비티스디아에 담긴 메시지가 평화뿐이라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언젠가 꼭 전하기 위해 우리가 시간을 들여 준비해 온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었습니다. 협박하는 말,
도발하는 말, 자극적인 거짓말 따위는 식물을 키우듯공들여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 P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 내면의 기본음이 불안정하면 자기 영혼의 주파수와 화음을 이룰 수 없다. - P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커다란 바위처럼 거대하고 묵직한 화가 쿵쿵거리면서 다가오고있었다. 아무리 흘러와도 그들은 있었다. 여전히 그곳에 늘새로운 모습으로, 역겹도록 같은 방식으로 나는 얌전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이왕이면 미쳐버릴 생각이었다. 죽음을•불사할 생각이었다. 나의 시선은 칼을 꽂아 넣은 듯 그 사람에게 고정되어 흔들리지 않았다. 눈알이 튀어나갈 것 같았다. 주변의 공기가 나를 따라 진동하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살기가 담겨 있었다. - P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락을 만드는 동안은내일도 점심이 있다는 것 외에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그 정성은 고스란히 다음 날 점심의 나에게로 배달되었다. 맛있고 배부르게 먹고 나면 남은 오후를 버텨낼 힘이 조금 생겼다. 나는 대접을 받고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에게서 말이다. - P43

넋이 나간 내가 던졌던 수많은 농담이 누군가에겐 돌이 되기도 했다. 나도 상대도 돌보지 않는 말들이었다. 그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묵직한 증오가 되어 돌아왔다. 그 후로 어색할 때 먼저 말을 건네지 않는 연습을 했다. 그것을 위해 내 20대 중반을 다 보냈던 것도 같다. 할 말이 없으면 하지않아도 된다고, 저 사람을 웃기지 않아도 된다고 수없이 되뇌었다. - P52

인천으로 가는 1호선만 타도 어떤 광기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그 지하철에 오르면 무언가 한 꺼풀 벗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인천에서 마지막으로 살던 동네에는 긴 하천이 흘렀다. 언젠가 그 동네의 작은 정자에서 너구리 컵라면을 먹다가 실제로 너구리와 눈이 마주친 적이 있다. 놀라고 당황스러운마음에 혹시 내가 너구리를 소환시킨 건가 싶어 컵라면과 너구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사람들은 이 얘기를 하면 내가 농담을 하는 줄 아는데, 내가 농담을 지어낸다면 이것보단 재밌으리란 걸 믿어달라.  - P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억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와 내 이름 석 자를 나란히 적은 대대적인 일이기도 했다. 진짜 ‘사회인이된 기분이었다. 나, 양다솔, 억대 빚을 진 여자. 시니컬하게
"화장실 빼고 다 은행 거야" 하며 웃음을 흘리는 여자가 된것이었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