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도전은 언제나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해,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 - P19

자신이 원하는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데는 많은 돈이 필요했다. 죽음은 모두에게 평등하지만,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 평등하지는 않았다. - P41

대장암치료 후기를 찾다가 자살 방법을 고민하더니 이제는 술을 사러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내 모습이 코미디처럼 느껴졌다. - P41

가족이 된 AI를 버리기는 어렵다는 경선의 말에 반발심이 일었다. 그렇다면 가족이나 다름없었던 유민은 왜 주저 없이 나를 버리고 떠났으며, 진짜 가족인 어머니는 왜 그토록 험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 오래도록 나를 괴롭힌다는 말인가.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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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땅콩버터와 바나나로 만든 토스트였다. 땅콩버터의 달콤한 향이 도시락에서 새어 나와, 완다는 코를 박고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셨다. - P40

수연이 은경 선배에게 들은 조언이었다. 네 안에 묻어 있는 편견이 얼룩이 되어전체 그림을 망치면 안 된다고....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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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성 PD는 소름이 자주 돋았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징그러울 뿐만 아니라 무서웠다. 독자적인 생명력을 갖게된 이 쇼가 멈추는 법도 아파하는 법도 잊은 채 사방팔방에 피를 튀기고 내장을 흘리며 파국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정말로 끔찍했다고 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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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해준 거. 춤춰준 거. 나쁜 세상과 나쁜 어른들 사이에서도 팬들을 위해 꿈을 버리지 않아준 거. 이 세상에 존재해준거그래서 나를 살게 해준거."
팬이 아닌 일반인은 어떻게 말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며조윤지가 포기한 듯 웃었다. - P82

"장선배도 누누이 강조했지만, 우리 프로그램이 진짜 범인을찾겠단 게 목적이 아니거든요. 솔직히 범인 찾기는 핑계고 그냥재밌으면 돼요. 인간이고 존엄성이고 사회 정의고 나발이고 재밌으면 용서란 말이에요. 노아랑 의현이처럼 출연자 간 갈등구조가 확 부각되면 스토리가 완전 살잖아요. 싸움이 나면 구경꾼이 모여드는 법이고."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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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으로 자른 방울양배추, 샤넬의 홍수오후. 커피의 불면, 초콜릿의 동면.
눈동자. 기다림, 비누, 산차화(山茶花).
비. 촛불, 아몬드, 타서 눋다.
기다림, 치타, 산토끼, 치타의 피부에 눈이 내리다. 흑설(黑)." - P151

 무슨 일이 있어도 영화를 찍고싶었다. 온몸이 진흙탕에 묻힌 천산갑을 찍고 싶었다. 남자아이눈 속의 바다를 찍고 싶었다. 부모의 요란한 말다툼을 피하는 남자아이를 찍고 싶었다. 금빛 달을 찍고 싶었다. 저주와 폭력을 찍고 싶었다. - P170

임신이다. 어떻게 하나. 그녀는 꾹 참고 있다가 병원 문을 나선 후에야 통곡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어떻게 단 한 번에 임신이된단 말인가. 또 한 적이 있었던가? 또 있었는데 그녀의 멍청한 뇌근육이 지워 버린 건가? 장이판의 손가락이 이미 몇 차례 들어온적은 있었다. 그것도 영향이 있나? 그가 생각났다. 그를 만나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는 산 위의 집에 있지 않았다. 어딜 가면 그를 찾을 수 있을까. - P175

질투일 리가 없지. 그녀는 이런 자문에 확답할 수가 없었다. 함께 자라온 남자아이, 이른바 죽마고우라 불리던 남자아이, 어려서부터 변치 않는 짝이라고 여겼던 남자아이. 어렸을 때 그녀는 커서 그에게 시집갈 거라고 말한 적도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가 애당초 자신을좋아할 리가 없다는 사실을. - P188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는 가정과 민주 전통의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녀는 장이판과 쑤다런, 루홍밍, 장하이타오가 모두 다 같은 사람들이라는사실을 깨달았다. 고르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 같은 사람은 미래에도 같은 유형의 사람들에게만 관심을 끌게 된다는 걸깨닫게 되었다. 됐다. 이럴 수밖에 없었다. 장하이타오가 구혼했을 때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 P202

옷을 벗었고 바지를 무릎까지 내렸다. 마침내 단단해졌는지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와 위아래로 기복했다. 그녀가 자세를 바꿀 틈도 없이 목구멍으로 소리를 낼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모든 게끝났다. 그렇게 임신을 했다. 그렇게 여러 아이를 낳았다.
시어머니 댁에서의 그날 밤, 그녀는 누운 채 울었다. 소리를지르고 싶었다. 바로 그때 남자아이가 벽에 붙은 포스터에서 걸어나와 그녀 옆에 누우며 일깨워 주었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천산갑을 세어봐."
그제야 그녀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날카로운 소리를 누를 수있었다. 천산갑을 세기 시작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일어나서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전부 찢어 버리는 수밖에 없다.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날이 밝았다. 남편이 그녀가 자는 모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계속 자는 척했다. - P204

210p
2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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