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주소는 바꾸면 그만이었고 금칙어 사이사이에는 특수문자를 끼워 넣어 교묘하게 피했다. 개발자들도 최선을 다해 스팸 방지 로직을 만들었고, 스패머도 최선을 다해 글을 올렸고, 여자도 최선을 다해 글을 지웠고, 업주들도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이쪽과 저쪽이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므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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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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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배신감.
그것은 타인에게 별 기대가 없는 내가 평소에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웃긴 일이었다. 재희는 그저 있는 사실을그대로 말했을 뿐이었다. 이전까지 나는 내 정체성이 밝혀지는 데 별 거리낌이 없는 편이었다. 술만 들어가면 길바닥에서 남자와 키스를 하는 주제에 소문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게 웃긴다고 생각했다. 다만 나의 비밀이 재희와 그남자의 관계를 위한 도구로 쓰였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힘들었다. 누구든 떠들어대도 괜찮지만, 그 누구가 재희라는 것이 도저히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다른 모든 사람이나에 대해 얘기해도 재희만은 입을 다물었어야 했다.
재희니까.
재희와 내가 공유하고 있던 것들이, 둘만의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게 싫었다. 우리 둘의 관계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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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
나는 쇼코의 웃음에서 알수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것 같았다

P24
어떤 연애는 우정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 이상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P33
그래서 꿈은 죄였다. 아니, 그건 꿈도 아니었다
영화일이 꿈이었다면, 그래서 내가 꿈을 좇았ㄷㅏ면 나는 적어도 어느 부분에서는 보람을 느끼고 행복했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지 감독이 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다. 나 자신도 설득할수없는 영화에 타인의 마음이 움직이기를 바라는건 착각이었다

P57
새벽에 눈을 뜨면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들었다. 심지어 우리가 밟고있는 이 단단한 땅도 결국 흘러가는 맨틀위에 불완전하게 떠있는 판자같은것이니까. 그런 불확실함에 두발을 내딛고있는 주제에. 그런 사람인 주제에 미래를 계획할수있다고 생각했다니.

P85
그런 아이들은 다른 애들보다도 훨씬 더 전에 어른이 되어 가장 무지하고 순진해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연기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내려놓을수있도록, 각자의 무게를 잠시잊고 웃을수있도록 가볍고 어리석은 사람을 자처하는것이다.

P90
헤어지고 나서도 다시 웃으며 볼수있는 사람이 있고 끝이 어떠햇든 추억만으로도 웃음지을수 있는 사이가 있는한편 어떤헤어짐은 긴 시간이 지나도 돌아보고 싶지않은 상심으로 남는다고.

P93
씬짜오, 씬짜오 우리는 몇번이나 그말을 반복한다. 다른말을 모두 잊은 사람들처럼

101
막막하고 두렵지만 행복한, 무언가를 간절히 희망하면서도 주저하는 얼굴

P105
상대의 고통을 같이 나눠 질수없다면 상대의 삶을 일정부분 같이 살아낼 용기도 없다면 어설픈 애정보다는 무정함을 택하는것이 나았다

P109
그들은 나라에 의해 살해되었다

P164
그러니 너 자신을 조금이라도 무디게 해라. 행복한 기억이라면 더더욱 조심하렴. 행복한기억은 보물처럼 보이지만 타오르는 숯과 같아. 두손에 쥐고있으면 너만 다치니 털어버려라. 얘야 그건 선물이 아니야

P193
이타심인 줄 알았던 마음이 결국은 이기심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건 미진이 떠난 이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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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씬짜오, 씬짜오
언니, 나의 작은, 순애언니
한지와 영주
먼곳에서 온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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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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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가."
"돌아올 거라고 믿었는데 그걸 믿는 날 믿을 수가 없었어. 믿으면서도 전혀 믿을 수가 없었어."
고장난 고래어 번역기처럼 한아가 말했다. 경민이 한아를 위로하기 위해 목덜미에 천천히 입을 맞췄다. 그러고나서 팔을 풀고, 한아를 앞으로 돌려 다시 안았다. 돌아와서 처음 입을 맞췄다.
아, 입술이 거기 있었다.
대단한 존재감의 입술이었다. 한아는 눈을 감았고 자신의 차갑고 젖은, 치약 맛이 나는 입술에 경민의 온도 높은입술이 닿는 걸 느꼈다. 떠나기 전보다 조금 거칠게 느껴졌고, 입술 주름들이 도드라진 것 같았다. 그게 가능한 일이라면 말이다. 한아의 모든 세계가, 경민의 입술에서부터폭발적으로 뻗어나갔다. 다시 집이 생기고, 별이 생기고,
무한대로 뻗은 항로가 생겼다. 숨을 내쉬었다. 우주적인입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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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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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지구인이라는 게 쪽팔려. 아직도 이렇게나 서로죽이고 망치고 있다는 게."
"너무 쪽팔려하지 마. 지구는 아직 평화롭지 않지만, 그래도 위대한 정신들이 자주 태어나는 멋진 별이야. 넌 어슐러 르 귄이랑 몇 년이나 같은 별에 살았잖아. 그건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일이야. 끝까지 노벨문학상을 안 주다니,
멍청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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