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김의 얼굴을 프린트했다. 침대 옆 벽면에 네 번째로그의 사진이 붙었다. 뭐라도 적으려 펜을 든 여자는 끝내 그것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펜대와 뚜껑이 분리되어 바닥에 굴러다녔다. 나와 만나는 중에도 다녔을까. 오늘이 처음일 수도있지 않을까. 아냐, 그럴 리는 없겠지. 그렇다면 언제부터였을까. 그동안 나한테 병이라도 옮긴 것은 아닐까. 술을 마셔서, 홧김에 온 것은 아닐까. 결혼하자더니, 내 생각은 할까.
긍정과 부정을 수없이 오가면서 내린 결론은 이 의미 없는 질문의 반복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자는 입고 있던 트레이닝복 위에 코트를 대충 걸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목적지는 B동 1204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