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초 미국은 소련과의 대립이 첨예화되면서 반공이데올로기에 따른 집단적 히스테리가 도를 더해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시대 분위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밀러는 입센의「민중의 적」 각색과 「시련」을 통해서 분명하게 시사한다. 밀러에게 있어서 작가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며, 작가의역할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회복하고 우리가 속한 세계에 대한 책임을 거부하도록 만드는 위압적인 힘과 유혹에대항하도록 경고하는 것이다. - P228
1951년 6월, 미 상원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 내의 공산주의자들을 색출해야 한다는 조셉 매카시 의원의 주장이 사회전반에 걸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진 현상에 대해서 밀러는자신의 입장을 연극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다. 그가 매리언 스타키의 매사추세츠의 악마』를 읽으면서 작품을 구상하던 중「모두가 나의 아들」을 연출했던 엘리아 카잔이 미 하원 비미활동 조사 위원회에 출두해서 과거의 동료들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한 사건이 일어났다. - P230
세일럼에서마녀 재판이 행해진 시기는 가치가 전도된 시기였다. 고발자들은 결백하고 고발을 당한 자들은 죄인이 되었으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백을 하고 병적인 비전을 수용해야만 했다. 마녀재판과 미 하원 청문회의 공통점은 이것이 결백함을 되찾고자 하는 미국인의 욕구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이것은 죄의식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배신 행위와 자백을 통해서, 결국은 타인을 고발하도록 만들었다. - P231
이 극에서 권력층의 부패와 위선을 노출시키는 것은단지 개인의 성격적 결함이 아니라 보다 넓은 차원에서 사회악의 문제점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악이 만들어지는과정에서 여러 개인들의 이기적 욕망들이 뒤얽혀 있음이 드러난다. - P234
밀러는 개인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외적 요소인 사회 환경과 개인의 내적 요소 간의 갈등을 통해 비극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잔인한 사회 구조 속에서 존재감을 상실한 개인이 그안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따라서 밀러의 극은 평범한 소시민을 내세워 그가 인간성을 성취해 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의 의지와 인간 본연의 진실성을 볼 수 있도록 이끈다. 「비극과 소시민」에서 밀러는 이러한 소시민의 승리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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