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배에서 내릴 때 평세는 후들거리는 다리로도 있는 힘껏 걸었다. 살러 가는 길이었다. 죽으러 갈힘을 내지 않아 다행이었다. 죽는 길 말고 사는 길로오라고 자신에게 손짓한 이가 달출 형님이었다.  - P89

구호 순서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절도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래야 이 사회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더라도 이유 없는 수모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향에서도 그랬다. 약한 사람들이 더도덕적이어야 했다. - P96

"그때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신을모아 마을 서낭당에 모셨다. 하늘님이 되시라고 기도했다. 그동안 우리 마을을 지켜주던 신은 하늘에서 온이가 아니더라. 대대로 마을에서 가장 처참하게 당한사람이더라."
아버지는 나주를 초토화한 일본인들이 훈련받은 군인들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기네 나라에서도궁핍한 형편이라 외국의 전쟁터로 끌려 나온 것 같았다고, 곤궁해 보이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일본인 민간인들이 조선 호남의 민간인들을 섬멸했다고....... - P113

오늘 봤던 잔인한 이야기는 못 본 척감추고 태연하게 말하고 싶었다. 어디나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더라고, 어머니가 말버릇처럼 하던 이야기를 자신도 하고 싶었다. 근데 어머니, 사람을 벌레처럼죽이는 것도 어디서든 똑같이 일어나는 일일까요? - P115

다카야는 두 번째 생에서도 말년에 폐암을 얻었다.
죽지 못하는 신세로 죽음과 같은 생을 이어가다 두 번째 100년의 끝이 다가올 즈음 다시 카타콤베에서 눈을 떴다. 200년을 지나며 또 한 번의 시간 루프가 다카야에게 형벌처럼 반복되고 있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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