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치타로의 물음에, 네, 건강하세요. 우리 식구는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라고 대답하지 못했던 것처럼 엄마 앞에서도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치타로는 아지랑이 오르는 먼지투성이 스나무라 간척지 도로에 선명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멀어져 갔다. 그래, 그 사람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엄마 잘 모셔라. 부탁해, 오하루 짱.
지금은 그것만 기억해 두자. 죽어 버린 사람과 나눈 약속이므로 어길 수는 없다. 나는 그 사람의 부탁을 받았다. 그 사람이 단한 번, 스스로 정한 약속을 깨면서까지 전하고 싶었던 부탁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자.
"왜 그러니?"
엄마가 오하루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무슨 생각이 그리 많아?"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하지만 엄마 눈이 이제 젖어 있지 않은것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아무것도 아냐" 하고 오하루는 방긋 웃었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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