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체험이었다. 토끼를 길러본 일도 그랬지만 그걸 노래로 만든 건 훨씬 더했다. 왜 이런 이상한 짓을 하라는지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근질거리는 듯한 기쁨. 다른 누구의 것과도 다른나만의 것을 얻었다는 감각. 그런 걸 느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위화감도 있었다. 토끼라는 동물과 내가 만든 곡은 원래 아무 관계도 없었는데 이런 식으로 연결되어버렸다. 그토끼가 없었다면 이런 음악은 탄생하지 않았을 텐데, 실제로 손가락을 물리고 똥을 치워주면서 내가 접했던 토끼와는 완전히다른 뭔가가 생긴 것이다. -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