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쟁에 대한 모든 것을 ‘남자의 목소리‘를 통해 알았다. 우리는 모두 ‘남자‘가 이해하는전쟁, ‘남자‘가 느끼는 전쟁에 사로잡혀 있다. ‘남자‘들의 언어로 쓰인 전쟁. 여자들은 침묵한다.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묻지않았다. 나의 엄마 이야기도, 심지어 전쟁터에 나갔던 여자들조차 알려들지 않았다.  - P17

또 여자들은 다른 것을 이야기한다. ‘여자‘의 전쟁에는 여자만의 색깔과냄새, 여자만의 해석과 여자만이 느끼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여자만의언어가 있다. 그곳엔 영웅도, 허무맹랑한 무용담도 없으며, 다만 사람들, 때론 비인간적인 짓을 저지르고 때론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들만 있다 - P18

나는 그것이 아니라 ‘여자‘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듣고 싶었고, 그래서 오랜 시간을 들여 삶의 영역이 저마다 다른 많은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그것도 한 번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여러 번 만났다. 보고 또 보고서야 인물을 화폭에 담아내는 초상화가처럼. - P19

"전쟁이 끝나자마자 시집을 갔어. 남편뒤에 숨어 살았지. 하루하루 평범하게, 아이들 뒤치다꺼리하면서. 그렇게 기꺼이 나를 숨기고 살았어. 그리고 친정엄마가 ‘조용히 입다물고 아무 내색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거든. 나는 조국 앞에 내 할 바를다했지만, 내가 전쟁터에 나갔다는 사실이 슬퍼. 내가 전쟁을 안다는 사실이..
・・・・・・ 당신은 아직 애야. 애. 그래서 나는 이런 일을 하는 당신이 딱해......" 이들이 조용히 앉아서 자신에게 귀기울이는 모습을 종종 본다. - P21

수색견까지 데리고 ・・・・・・ 만약 개들이 아이 울음소리를 듣기라도 하면, 우리는 다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어. 서른 명이나 되는 우리 목숨이 다・・・・・・ 이해가 돼?
결국 지휘관이 결단을 내렸어.…………누구도 지휘관의 결정을 아이 엄마에게 차마 전하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그녀가 스스로 알아차리더군. 아이를 감싼 포대기를 물속에 담그더니 그대로 한참을 있었어…… 아기는 더이상 울지 않았지.....… 아무소리도 내지 않았어.....… 우리는 차마 눈을 들 수가 없었어. 눈을 들어아기 엄마를 마주 대할 수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수도 없었지...…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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