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해의 끝에는 행복이 있어야 하지 않았던가. 봉래도 도코요도 결국 황폐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키운 간절한 바람의 구현일 뿐이다. 허해의 동쪽과 서쪽, 두 나라에서 버려진 아이들은 훗날 해후한다. - P20
왕은 그렇게 말했다. 그때가 왔다. "혼자만 태평한 놈이지만 멍청이는 아니야." 이탄이 나직하게 말하자 슈코가 가볍게 웃었다. "유능하지만 엉터리 정도로 해두세요." - P52
"어차피 나라라는 것은 백성의 혈세를 착취해서 성립하게 되어 있어. 솔직히 말하면 나라 따위 없는 편이 백성을 위해서는좋지만, 그런 줄 모르도록 잘 처신하는 것이 능력 있는 관리의재주 아닌가." "어이없는 왕이네." "사실이잖아. 백성은 왕이 없어도 일어설 수 있어. 백성이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은 왕이지. 왕은 백성이 땀 흘려가며 수확한것을 착취해서 먹고살지. 그 대신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으로는할 수 없는 일을 해줘" ・・・・・・ 그럴지도." "결국 왕은 백성을 착취하고 죽이는 존재다. 그러니까 되도록온당한 방법을 써서 최소한으로 착취하고 죽이지. 그 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현군이라고 불려 하지만 결코 없어지지는 않아." - P77
"전권을 왕이 아닌 자에게 위임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한 기린입니까. 무엇을 위해 기린이 왕을 고릅니까. 기린은 민의를 구현하는 존재, 천명으로 왕을 옥좌에 올리는 법이건만 기린의 선정 없이, 하물며 천명도 없이 실질적인 왕으로 삼겠다 하시는 것입니까!" - P137
"지금 이자가 올린 말이 그런 소리예요. 아십니까. 만에 하나아쓰유를 그 자리에 앉혔는데 정도에서 벗어나 효왕처럼 평정심을 잃으면 어쩌실 작정입니까! 왕이라면 그 치세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명이 없는 신선에게 왕과 같은 권력을 주면 어찌되겠습니까. 효왕은 고작 삼 년 만에 안국을 쑥대밭으로만들었어요!" - P137
"사람은 그런 생물이야. 무리 짓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지. 무리 지으면 점점 커지고 싶어 해. 같은 나라에 산다면 역시 영역다툼을 하며 경쟁할 수밖에 없어." - P143
무엇을 위한 목숨인가 군주는 백성을 학대한다. 그런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안다. 학대를 거들기는 싫다고 로쿠타는 절실히 생각했다. 아집이 전쟁을부르고, 착취한 혈세는 백성을 피 흘리게 만든다. 군주란 싸우는 존재다. 백성은 전쟁의 불길에 내던져진 장작이다. 그런 일에억지로 가담해야 하는데다 자신의 것은 무엇 하나 없다. 끝내 제몸까지 바치라고 한다. - P148
"나 혼자 살아남아서 고마쓰를 재홍하라고? 웃기지 마! 고마쓰의 백성을 죽게 내버려두고는 고마쓰를 일으키라고 지껄여? 그건 대체 어떤 나라지. 나 혼자 남은 성안에서 무엇을 하라는말인가!" 신하 일동 평복한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내 목이라면 주마. 목이 떨어지는 정도가 별것인가. 백성은내 몸이다. 백성을 죽게 함은 몸을 도려내는 것이다. 목을 잃는것보다 그쪽이 훨씬 아프지."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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