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곧 돌아갈 수 있다. 속도로 이루어진 세계. 정지해 있지 않은 세계. 땅에 발을 딛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는 세계. 그의 세계. 하늘나라로, - P101
얼어붙을 것 같은 암흑이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겨우 한두 개의 하얀 티끌을발견할 수 있을 뿐이었다. 본래 우주가 고요한 법이지만, 검은 공간 속에 감돌고 있는 침묵은 섬뜩하기까지 할 정도라, 마치 무덤 속이나 거대한 생물의 시체 속에 들어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이 은하銀河는 죽어 가는 듯했다. - P116
까마득히 먼 옛날 잊힌 별의 이름이 들리자 성하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구로 돌아갈 건가요?" "그래." 분사기를 뿜어 꽃밭으로 내려가던 필레몬은 무심히 대답했다가, 질문 자체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달리 갈 곳이 있겠어?" "지구는 죽었어요." - P126
"승무원 간의 반복, 반란, 지휘체계의 붕괴, 무질서, 폭력 사태, 폐소공포증, 우울증, 환각 상태, 질병, 돌 수 있는 건 다 돌았지. 미치광이들이 통제실을 점령하고 있는 한 달 동안 우주선은 가속을 멈추지 않았어. 간신히 그놈들을 통제실에서뜯어내었을 땐 벌써 5만 년이 지나갔더라구." - P130
분노, 질타, 동정, 공감, 만루, 포기 같은 몇 가지 감정이 짧은 시간동안 성하의시선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 P162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이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그는너무 오래 살았고, 너무 오래 여행했다. 아무리시간을 거슬러도 우주의 죽음에 만은 저항할 수없었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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