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였다. 매 순간이 의지였다. 따지고 보면 주문과도 같았지만이건 나에게 거는 주문이었다. 아이는 넘쳐흐르는 거대한 강물이었고, 나는 아이의 급류를 안전하게 유도할 물길을 매 순간 준비해고 있어야 했다.  - P334

나는 뭐라고 말을 건네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나에게서등을 돌리고 숲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P343

오래전에 내 널찍한침대에 누워서 오디세우스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너는 어떻게 했느냐?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이 네 얘기를 듣지 않았을 때 말이다."
그는 벽난로 불빛을 받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야 간단하죠. 그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걸 감안해서 계획을 세우면 됩니다."
- P352

나와 그렇게 많은 밤을 함께한 남자가 내가 들려 보낸 무기에 찔려 내 아들의 품에서 죽다니. 운명의 여신들이 나와 아테나와 우리모두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씁쓸한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예언에 반항하면 할수록 그 예언은 더욱 단단히 숨통을조인다는 것.  - P376

그의 아버지가가장 즐겨 쓰던 단어였다. 두 손을 들고 쓴웃음을 지으며, 제가 뭘 어쩌겠습니까? 세상이 원래 부당한 곳이잖습니까.  - P388

하지만 나는 그녀가 오디세우스를 운운하며 기는 탐스러운 눈빛을 기억했다. 발톱으로 먹잇감을 거머쥔 올빼미의 눈빛이었다. 그녀의 총아가 재미없고 가정적인 인간이 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항상 고군분투하고 목표를 향해 달리고, 항상 죄를 찌르는 새로운 지략과 불쑥 소환하는 번뜩임으로 그녀에게 재미를 선사하며, 눈부시고 탁월하게 현재진행형의 삶을 살아야 했다.
- P427

"신들은 자기가 부모인 듯 굴지." 내가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손뼉을 치며 좀더 달라고 외쳐대는 어린애다."
- P427

 내 과거는 재미있는장난도 모험담도 아니었다. 폭풍에 떠밀려 와 바닷가에서 썩어가는흉물스러운 난파선이었다. 오디세우스의 과거 못지않게 추악했다.
- P435

그렇게 간단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내가 할게요. 그래서 당신이 행복해진다면 내가 같이 갈게요. 심장에 금이 가는 순간이 세상에 있을까? 하지만 금이 간 심장으로는 부족했고 이제 나는 그걸 모를 정도로어리석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입을 맞추고 혼자 걸음을 옮겼다.
- P496

무섭지 않다는 뜻에서 한 말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여기 있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 파도 속에서헤엄친다는 게, 흙을 밟고 걸으며 그 느낌을 감상한다는 게 그런 뜻이다. 살아 있다는 게 그런 뜻이다.
- P500

매들린 밀러는 ‘키르케‘가 서양 문학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마녀라는 점에 매혹되었다고 한다. 사회가 여자에게 허용해준 힘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여성에게 주어지는단어가 마녀인데, 키르케가 바로 그 경우라고 본 작가는 소설 키르케를 통해 남성영웅들이 당연하게 갖고 있는 능력을 여성에게도 부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마녀,
내가 말했다.
"무한한 능력을 소유한,
자기 자신 말고는 어느 누구에게도답을 할 필요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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