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죽은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려고 했다. 그들이 내게 해준 말도 기억하려고 했다. 아무것에도 마음 붙이지 말고 그냥 어디로든 도망치라고. 그러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땐 정말로죽는 거라고, 마지막으로 그 이름들을 속으로 중얼거렸다. 타티야나, 마오, 스테이시, 그리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언젠가는다 잊어버릴 이름들이었다.
- P135

"나오미, 믿어지니? 나도 여기서는 숨을 편하게 쉴 수 있어. 더스트 농도가 낮게 유지되는 것 같아. 게다가 살아 있는 작물들이 있어. 이 마을의 언덕 위에는 커다란 온실이 있는데, 거기에는… 그 사람들은 이름을 말해주지 않았지만, 어쨌든 식물학자 한 명이 살아. 그는 마을로는 오지 않아, 그리고 더스트에 저항성을 가진 식물들을 연구하지."
- P150

지 알 수 있었다. 이 마을은 멸망한 세계에 남은 유일한 도피처였다. 끔찍한 대피소나 우리를 실험 대상으로 삼는 연구소 따위가 아니라, 정말로 사람들이 멀쩡히 살아가는, 돔 밖에 존재하는세계였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나에게 다시 현실감을 일깨워주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어떻게든 여기 남아서 살아가야 한다고,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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