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설득하다 우윤은 아득해졌다. 원래 불안한사람들은 아니었던 것이다. 후천적인 불안이었고, 우윤이 원인이었다. 죄책감과 배신감이 함께 들었다. 어껌 이렇게 속상하게 한담? 우윤이 아팠던 건 우윤 탓이 아니었는데, 이제 와 우윤이 노력해도 우윤의 부모는 변하지 못할 것이었다. 자식만 부모 속을 썩이는건 아니었고 반대도 가능했다.
- P151

"나는 저 마음을 알아. 나는 안다고."
우윤은 엄마가 뉴스를 보지 않았으면 했다. 누군가가 자식을 잃는 일이 지나치게 자주 일어나는 세상이란 게 불만스러웠다. 엄마는 일 년 내내 아픈 아이가있는 가족들에게 성금을 보냈다. 그런 지속적인 행위도 엄마의 불안을 줄이는 데는 전혀 도움되지 않았다.
"엄마, 나는 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으니까 사는 것처럼 살아야지."
- P152

"나 결심했어, 할머니 제사상에 완벽한 무지개 사진을 가져갈 거야."
"뭐? 그렇게 단순하게 결정하는 거야?"
지수의 결정에 우윤은 깔깔 웃었지만, 속으로 자신도 결정했다. 완벽하게 파도를 탈 거야. 그 파도의 거품을 가져갈 거야.
- P155

가끔은 나쁜 기억들에 잠겨 몸안에 갇히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그럴 때는 말도 잘 할 수 없었으니까.
- P169

 21세기 사람들은 20세기 사람들을 두고 어리석게도 나은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몰아세우지만, 누구든 언제나 자기방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온전한 상태인 건 아니라고 항변하고싶었다. 그러니 그렇게 방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된다.
고, 기억을 애써 메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 P170

입지가 애매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적응하기힘들어하는 이들이 대개 그렇듯이 예술 애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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