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달라. 동료로서 신뢰를 줄 뿐이야. 무조건적인 신뢰도 아니지. 자기만의 삶을 가졌단 말이다. 누구를믿거나, 돕거나, 받아들이는 모든 것이 자신만의 판단이야. 아부하여 얻어 가려는 것도, 속여서 빼앗으려는 것도없어."
한때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자신은 자랐고, 강해졌으며, 죽지 않았다. 그러나 돌이켜본 자신은 지독히 황폐한 인간이었을 뿐이었다. 친구가 될 수 있었을소년의 마음조차 끝내 얻지 못한 서투름, 피 묻은 손으로떨며 울었던 연약함, 그리고 제 나이답게 사는 소년을 보며 느꼈던 부러움까지도 오직 홀로, 타인 없이도 충분한 그런 사람과는 아득히 멀었다.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