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어머니로 받들며 섬기는 사람들이 있어. 많지않은 동류를 모아 부락을 이루었고, 제사장을 뽑아 옛 재앙을 속죄하며 살아가고 있지. 그들의 삶 속에는 검과 노래가 같이 들어 있어서 어느새 혼연일체가 되어버렸어. 용서와 복수가, 온화함과 잔인함이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잊힌문명이다. 이 검을 들어서."
이실더가 단검 하나를 뽑더니 바닥에 내리꽂았다.
"한 생명을 죽임과 동시에 해방시켜줄 수 있는 것처럼."
안개가 자욱한 밤이었다. 모닥불조차 젖어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