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쁠 것도 좋을 것도 비극도 희극도 없는 얼굴로 노래하는, 그냥 흔한 어느 친구의 류일 뿐이었다.
어떤 마음의 열도가 사그라든 후우리를 휩싸는 알싸한 공기와무미건조하던 일상을 채우는풍부한 감정의 서라운드
그러니까 아이는 집에도 있지 못하고 학교에도 들어가지도 못한채 교문에 매달려서 흔들었다. 몸을, 교실 안으로 들어가서 까불지는 못하고 그 경계에서 철문에 붙어서 흔들며 소리를 냈다. 노래를 불렀을까, 그러니까 나를 좀 봐달라고, 이렇게 어린 나를 누구도 봐주지 않는데 원래 세계는 이렇게 고독할까, 이렇게 흔들어도 계속 혼자일까, 이렇게, 하고,
물론 연애도 했다. 하지만 애인들에게조차 자신을 이해시키려는 성의가 없었으므로 오래가지 못하고 시든 배추처럼 종결되곤 했다. K는 실연을 경험하고 나서도 그다지 아프지 않았고 도리어 고양감 같은 것을 느꼈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위해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깊게 깊게 파고들어가면서 곪고 썩어가는 과정을 괴상한 희열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치명적인 고통에 대해 깨닫지 못한 어떤 마비 상태이기도 했지만 어떻든 그것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열도를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