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길을 떠나 날다 - 열세 명 어린 배낭여행자들의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 지음 / 예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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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을 좋아함에도 늘 패키지로 끝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호주에 가는 도중 홍콩에 10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열심히 인터넷을 뒤졌다. 아내와 함께만 하는 여행이기도 하고, 중간 기착지에 10시간을 머문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남자가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끼며 수십페이지의 자료들을 준비했다. 드디어 홍콩에 도착 짐을 맡기고, 버스를 타고 홍콩 시내를 나갔다.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딤섬도 먹고, 버블티도 먹고, 저녁 야경도 보았다. 약간의 쇼핑도 하고 돌아가는데 돌아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전철을 타는데 왜 그리 먼지, 노선은 잘 모르겠고, 그래서 길가는 사람들, 전철을 탄 사람들에 수도 없이 물어물어 드디어 공항에 도착 호주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의 많은 여행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이 홍콩에 10시간 정도 머문 여행이었다. 나도 이런 여행을 하고 싶은데 나이가 나이니만큼, 함께 하는 동행자들의 구성이 구성이니만큼 아직 쉽지 않다. 언젠가는 해 보리라.

 

‘여행학교’ 처음 들어보는 학교다. 저자들의 967일 동안 47개국의 여행, 이 경험을 살려 여행학교를 열었고, 13명의 아이들이 미체험국 라오스를 다녀왔다. 구성은 대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남녀 다양한 구성이다. 서로 모르는 사이다. 제주도 3박4일의 걷기 체험으로 라오스 여행을 준비했다. 여행의 원칙은 스스로 경험하기다. 모든 것을 짜 놓은 것은 진정한 여행이 될 수 없고, 공부가 될 수 없다는 원리에서다. 따라서 경비를 쓰는 것, 방을 구하는 것, 목적지에 찾아오는 것 등등이 모둠, 즉 조별로 시행된다. 절대로 선생님들이 간섭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스스로 부딪치면서 안 되는 것도 알고, 안 통하는 것도 안다. 실수를 통하여 돈을 그렇게 쓰면 안되는 구나, 친구와의 관계는 이렇게 열어가는 것이구나 등등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제주도 여행 학교 캠프부터 부모님들의 걱정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제주도 캠프를 경험하고 모두들 라오스 행을 기다렸고, 드디어 떠나게 되었다. 라오스 직행을 타고 갈 수도 있었지만 방콕, 치앙마이, 배를 타고 라오스행, 2박4일을 거쳐 국경을 넘는 여행을 한다. 진짜 국경을 넘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언어, 문화, 관계, 돈쓰는 법, 부모님을 떠나 스스로 해 보는 것,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 등등을 익히고 또 익혔다. 그야말로 ‘여행학교’다. 나는 여행하면 그 나라에 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행은 학교가 되어야 진정한 여행이 될 수 있다. 뭐든지 스스로 해보고 새로운 경험을 해 보는 것을 통해 너무나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좋은 선생님들이 좋은 학교라 생각된다.

 

우리 가정은 2008년(5년전) 가족회의를 하면서 5년 후 즉 2013년에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기존의 나라들은 너무 많이 알려져 궁금증이 덜하였다. 그래서 라오스라는 나라가 어떨까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이 친구들이 라오스를 다녀왔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이번 여름에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겨울 방학 때 가기로 했다. 큰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닌다. 초년병이라 여름에 휴가를 얻지 못해서 연기되었다. 둘째 딸은 대학 3학년 방학 때 시간이 가능하다. 막내 아들은 대학 1학년 방학 때 가능하다. 이 책을 토대로 이런 여행을 계획해 보아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간접 경헝이 많이 되었다. 우리 가족과의 라오스여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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