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가족입니다
설기문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2013년 가을 추석 명절을 맞아 가족들이 모였다. 4남 1녀 중 누님은 미국에 계셔서 못 오시고, 막내는 추석 전날 부모님 뵙고 갔고, 작은 형님과는 이천 호국원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차가 너무 막혀 결국 함께 하지 못했고, 결국 큰 형님 가족하고 우리 가족만 야외에서 모임을 갖고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그나마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녁까지 먹고 이어진 대화 속에 서로의 마음을 만져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 큰 형님은 딸이 일본에 있어 명절에 함께 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 하셨다. 형님도 60이 넘어서니 가족 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나 또한 낳아서 키울 때는 셋이 많아 힘든 것 같았는데 이제 모두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을 하고 나니 셋이 결코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일요일 저녁이면 꼭 함께 식사를 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 중에 제일 기다려지는 시간이고, 즐거운 시간이다. 아이들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 마음이 좋다.

 

<그래도 가족이다> 가족의 소중함, 가족의 사랑을 유지하려면 조심해야 할 부분들, 가족에게 해 주어야할 좋은 말들, 살아가는 이유가 가족이며, 상실의 시대에 가족이 위로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가족이라는 내용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진부한 설명보다는 짧은 싯구같은 전개로 가슴을 울리고 있다. 꼭 필요한 내용들을 집약해서 시적 표현으로 이어가는 것이 아주 좋았다. 사실 이미 너무나 잘 알지만 지키지 못하는 것들, 알 것 같으면서도 바쁜 삶에 잃어버리는 것들을 감동적으로 적으니 더욱 좋은 것 같다. 아는 것보다 감동을 받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렇다고 미사여구로만 일관하지 않고 꼭 필요한 중요한 내용들이 곁들여져 있어 감동 받은 것을 실천하고 싶은 용기를 가지게 하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오랜 가정 사역, 가족 치유 상담을 통한 경험들이 녹아 있어 그 감동의 질도 더 높은 것 같다. 몇 가지 마음에 남는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이들은 엄마의 관심이 힘겹고, 남편들은 아내의 관심이 달갑지 않은 때가 있습니다. 그냥 궁금한 것을 덮어두고 말없이 편이 되어주며 뭔가 말을 건네면 “잘했다. 고맙다, 그랬구나.” “그럴수도 있지, 힘들었구나.” “괞찮아, 금방 좋아질 것야.” 이렇게 덤덤히 사랑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법, 참 어렵습니다. 많이 참아야 하고, 못 본 척해야 하고 못들은 척 해야 하는데 모든 것이 궁금하니... 사람하기 참 어렵나 봅니다. 고슴도치가 적장한 거리로 유지해야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사랑할 수 있듯이 그 적당함이 필요한데 그게 어디 쉽게....

 

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상담실을 찾는 무수한 분들은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믿어주고 박수를 쳐주고 격려해줄 사람이 곁에 없다고 합니다. 아무도 자신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마저도 자신의 편이 아니며 삶은 절대적으로 고독하다고 말합니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도 역시 그런 순간 학교는 지옥이 되고 세상은 외운 벌판이 된다고 합니다.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나를 위해서 아픈 말을 해주는 것이 때론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더 힘이 되는 것은 위로의 말, 잘한다는 말, 당신이 최고라는 말이 더욱 그립습니다.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이 말을 더 많이 듣고 싶습니다. 가족들이 알랑가 모르겠습니다.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를 칭찬해 주세요. 이런 마음은 어린 아이나, 어른이나 별반 다를게 없는 것 같습니다.

가족이 가족을 버리면 어떻게 하나요? 이것 만큼은 정말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도 가족은 버릴 수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것은 바로 가족입니다. 가족에게 버림을 받은 사람이 머릿 속에 지우개가 있다면 문지르고 또 문질러 깨끗이 지우고 싶습니다. 비누칠을 해 빨래를 하듯이 묵은 부끄러움과 분노를 지우고 싶습니다. 가족에게 버림 받은 아픔은 이렇게 큽니다. 우리 사회가 아름다운 가족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공동체는 저녁 퇴근 시간을 8시로 정하고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족은 삶의 힘이요, 근원이요. 전부입니다. 우리 나라가 이런 가족을 지키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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