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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렵단 말이야 ㅣ 맑은아이 5
양은봉 지음 / 맑은물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갓난 아기가 어린이로 커 가는 -어찌보면 그 짧은- 5, 6년이라는 시간에 아이는 엄청나게 자란다. 사회 속 일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말과 글을 배우고 친구와 노는 방법, 식사하는 방법, 기저귀를 떼고 용변을 가리는 방법 등 일상 생활을 지속하는 자세를 익혀 나간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에는 이런 거야 때 되면 저절로 터득하는 건 줄로만 알았고, 혹은 이런 행동을 '익힌다'는 자체를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사소한 규칙을 아이들은 무척 낯설어 한다. 그래서 어렵고, 서툴고, 실수할까봐 두려워서 불안 해 하기도 한다. 생각 해 보면 인생에서 처음 맞딱드리는 낯선 변화가 아닌가. 어른의 시선으로 소변 실수한 아이에게 '으이그, 쉬 하나 제대로 누러 못 가나' 라며 타박하는 건 옳지 않다는 말이다.
주인공 랑이는 아직 밤 소변 가리기가 서툰 아이다. 자다가 깨서 화장실에 가는 게 두렵다. 모두가 잠들어 조용하고, 깜깜한 밤이고, 그래서 방문을 열고 나가는 것조차 랑이는 무섭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밤 소변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랑이의 여러 가지 걱정을 여섯 개의 괴상한 화장실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랑이가 안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 두려움이 별 거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일러스트레이터 출신의 작가라 그림이 아기자기하고 각 페이지가 마치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 흥미롭다. 다만 도입부에 랑이가 밤 소변을 해결하는 목적이 아이 스스로 성취나 성장보다는 부모에게 혼나지 않고 인정받기 위한다는 내용에 맞추어져 다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