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의 고요함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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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인생이란 불확실함을 지니고 있는 무한한 시간이다.

특히나 '불안의 시대'라 불리는 요즘,

사람들은 흔들리는 문제 앞에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많은 방황을 하게 된다.


'어른'이라 불리는 이들이 그보다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안정적으로 보일 테지만

사실 어른이라 불리는 이들도 인생이라는

불확실성 앞에서 느끼는 감정은 동일하다.

다만, 이미 지나온 시간에 대해서는

'한번 경험해 봤기에'

그럴듯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게 아닐까?


대학교 동기들과 졸업을 앞두고,

또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우리 스스로를 '걱정 친구들'이라고 불렀었다.

졸업이나 취업 같은 걱정,

알 수 없는 미래나 연애, 결혼 등에 대한 걱정,

하물며 사소하게는 다이어트나 덕질에서의 선택 등

늘 '걱정을 달고 사는' 우리들에 대한

스스로의 한탄 같은 느낌으로

'걱정과 친구 사이' 같다는 마음을 담아

그런 호칭을 붙였던 것이다.


탄탄하고 그럴듯한 계획 아래

인생을 문제없이 이끌고 나가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을 걷는 것처럼

손으로 더듬더듬 훑어가며 인생을 살게 된다.

하지만 나에게 닥쳐올 문제상황을

미리 알고 있다고 해서

당황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갑작스러운 문제를 그 엄청난 파도를

감당할 수 있을까 벅차하면서도 넘어가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는

김연아 선수의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생이라는 것 또한 그런 것 같다.

나의 중심을 잡고 흘러가는 '그냥 하는 것'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다 보면

나의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이자 에세이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온 요시모토 바나나가

일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묶은 책으로 찾아왔다.

코로나 시기에 출간된 이 책은

가족과 친구, 일과 동료, 사랑, 건강, 여행 등

다양한 일상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담고 있는데,

하나의 주제에 대한 글을

각기 다른 결의 글로 풀어내며

요시모토 바나나가 전하는 평범하지만 따뜻한

응원을 느낄 수 있다.


건강검진을 받으며 든 생각,

동창회를 통해 조우하게 된 첫사랑,

음식에 대한 욕심,

여행지에서 겪었던 무서웠던 일들,

소설을 쓰는 데만 익숙했던 그녀가

회사를 만들고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느꼈던

경영자로서의 자신의 모습,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하며 느낀

인생의 엔딩에 대한 생각 등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의 사건들에 대해

자신만의 글로 조곤조곤 마음을 담는다.


대단한 계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단순한듯하지만 삶의 본질에 다가가는 것 같았다.


폭풍이 오기 전 잠잠한 한때처럼

인생이라는 파도를 묵묵히 받아내며

'오늘'에 취해있는 모습은

복잡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계획이 없을까?'

'나는 왜 방향을 잡지 못할까?'

스스로를 책망한 적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삶이라는 안테나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멋진 방법 중 하나임을 깨닫고

스스로의 중심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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