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마민지 지음 / 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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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팬데믹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 코로나19!

전 세계를 뒤흔든 이 전염병은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집합 금지로 인해 사람들 간의 만남도 어려웠고

확진자는 물론 접촉자들도 자가격리를 하면서

'단절'이라는 것이 주는 외로움을

더욱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늦둥이 외동딸로 태어난 작가는

코로나의 전염성과 위험성이 높았던 그때에

엄마가 델타 바이러스에 확진된 것을 알게 된다.

코로나에 걸린 사실조차도

자식에게 걱정을 끼칠까 봐 뒤늦게 알린 엄마!

전화를 통해 들은 엄마의 목소리가

유난히 숨이 차게 들려서 119에 신고를 하고

병원에 이송을 하고 나서야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게 된다.


뒤로 이어진 병원에서의 생활,

격리병동에서 중환자실로,

그리고 끝내 엄마는 퇴원을 하지 못하고

그렇게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하게 되었다.


바쁘고 귀찮다는 이유로

엄마와의 시간을 미루었던 후회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앞에서 더욱 짙어져만 갔다.

외동딸이자 이 가정의 경제적인 부분까지

책임지고 있었던 작가는

엄마의 병원 생활부터 장례 과정,

그리고 그 이후에 혼자 남겨진 아빠의 생활까지 챙기며

엄마와의 이별에 차차 적응해 가려고 한다.


집안에 짙게 남아있는 엄마의 흔적을 정리하면서,

내가 태어나기 전, 내가 독립을 하게 된 후의 엄마를

그녀가 남겨놓은 메모와 사진 등의 기록을 통해서

미처 몰랐던 엄마라는 한 사람을 제대로 알게 된다.


어쩐지 솜씨는 없지만 생각나는

엄마만의 맛이 있는 음식의 레시피,

함께 떠났던 여행의 기억,

이런 취미가 있었나 싶은 엄마의 수집과 기록까지

쌓여있는 엄마의 유품에는

그녀의 향이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그러다 엄마의 유품 속에서 낯선 메모를 발견한다.

'입양'이라는 글씨. 그것은 분명한 엄마의 글씨였다.

그 메모를 보며 어렸을 때부터

딱 떨어지지 않았던 생각들의 조각이

비로소 맞아떨어지기 시작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더 이상 묻지도 듣지도 못하는

그 상황에서 발견한 '입양'이라는 흔적.


엄마를 잃었다는 상실감과

비로소 애도의 시간 끝에 찾아온

이별의 받아들임.

그런데 그 시점에 등장한 '비밀'이라니

어쩜 이렇게 영화 같은 일이

펼쳐질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스펙터클한 서사가 펼쳐진다.


엄마와의 이별, 그리고 유품정리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자신의 시작을 찾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엄마가 왜 나를 입양했는지' 알고 싶었고,

숨겨져있던 엄마의 아픔 또한 알게 되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정상 가정'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고 보니

작가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비로소 생각을 다시 정립하게 된다.


자신이 입양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과정을 추적하면서 마주한 현실은

작가에게 정해진 모양 없이 서로를 품어주는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한 가족의 의미라는 것이

'그것만이 의미 있다'는 것이 아님을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유난히 순혈주의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우리가 생각한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한 많은 이들에게

가족이라는 것이 꼭 혈연관계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고

상대가 기댈 수 있게 해주는

서로 품어주는 관계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작가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있는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 역시 그들에게 언제든 손을 내밀며

누군가의 '가족'이 되어주겠노라고 다짐한다.


'힘들 때 함께 하는 게 가족이지'

'우리는 가족이야'라는 확신을 서로에게 줄 수 있다면

그것이 혈연관계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가족'하면 혈연으로만 이어진 관계만이

가장 깊은 것이라고 고정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혈연이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고

가족이라는 것은 무엇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는

형태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요즘처럼 1인 가정이 늘어나고,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해서 더 폭넓은 시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평범했던 한 가정에서

가족과의 이별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해답으로 이어진다.


읽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가 없어서

힘들었던, 그렇지만 책장을 멈출 수 없었던 이야기

〈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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