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의 풍경
장강명 지음 / 해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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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해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점점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의 모습을 한 인류의 등장 이후,

우리의 신체적인 조건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지만

수명 연장을 비롯해 삶의 모습은

과거와 비할 바가 없이 달라졌다.

'기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영향력을 새삼 체감하게 된다.


특히 최근 10년, 아니 5년 이내에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라는 전염병을 차치하더라도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집에서 머무르며 일과 학업을 진행하던 그때,

때마침 등장한 다양한 서비스들은

'기술'이라는 것이 우리의 일상을

얼마나 순식간에 바꾸어 놓고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지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제 업무나 학업뿐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도 익숙해졌다.

나이에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AI 기술은

점점 그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이제는 AI 이전의 삶을 생각할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거기에 과한 의존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말이다.


한국식 SF 소설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장강명 작가는 기술이 인간과 사회와 얽혀

삶을 바꾸는 순간을 포착하는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F'

장르를 개척했다.

기사 출신 작가답게 현상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전달하는 그의 문체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왔는데,


이번에 그가 전한 이야기는

장강명 STS SF의 진수를 느낄 수 있고

AI가 점점 깊숙하게 우리의 삶 속에 들어오고 있는 지금,

독자 스스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SF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재한 단편에

여러 매체에 발표한 작품을 더해

하나의 세계로 묶어낸 짧은 소설집

〈근미래의 풍경〉이다.


새로운 기술이 선사한 편리하고 안전한 삶.

우리는 익숙해진 기술 앞에서

무엇을 그 대가로 내어놓고 있을까?

우리가 그것들을 내어줄 만큼

기술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사회제도는 물론 기업의 수익, 개인의 욕망이

짜 맞춰진 근미래 사회의 기술을

정교하게 그려낸 이 소설은

완벽한 세상을 그려낸 것 같다.


각기 다른 메시지를 품은 짧은 소설들 가운데에는

이 근미래의 핵심 기술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네카팡'이라는 거대 기업이 있다.

네이버+카카오톡+쿠팡의 합성어인가 싶게

네카팡의 서비스는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어디에든 강한 영향력을 품고 있다.


다양한 소설 속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네카팡의 서비스는 기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유토피아 같은 모습을 그려내는데,

반편에 이런 기술이 도입되면서

사람들이 '놓치게'되는 가장 인간적인 면모나

가치관, 문제의식에 대해서도

역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직은 AI 기술이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서기 시작한 '초기'라고 한다면,

이것이 깊숙이 들어온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소설을 통해 바라보며,

우리가 놓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미래'를 맞이할 것인지

그 선택을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기술'의 도입이 옳고 그른지는 단시간에 파악할 수 없다.

어쩌면 그것은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다음 세대들의 현실 앞에서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는

'정답이 없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삶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살 수 없는 것처럼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달라질 모습과

그로 인한 후회 역시도 모두가 감당해야 할

당연한 시간의 몫인 것처럼 말이다.


지금도 AI 기술의 활용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판이하게 갈리고 있다.

누군가는 '당연히' 활용해야 할 도구로,

누군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할' 선으로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 보이는 근미래의 풍경을

편리하고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선자일 것이고,

불편함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후자일 것이다.


결국 이 근미래의 풍경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다가올 수도,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는 불확실한 그림으로,

우리의 선택이 가져올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앞으로 그려나갈 풍경을 판단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미래의 모습에 대한 예언이 아닌

사람들에게 던지는 냉철한 질문.

기자 출신 작가답게 작가는

완벽한 세상에서 우리가 온전히 나로 지켜내야 할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묻는다.


단순한 기술의 영역이 아닌,

나와 우리 모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그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AI 기술에 대해

회의적까지는 아니지만,

특정 기술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AI 기술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기술들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삶을 기존과는 다르게

변화시킬 것이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지켜내야 할

'고유한 인간만의 것'을 가려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과 곧은 시야가 필요할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상상 앞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를 바란다.

'이 풍경이 마음에 드는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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