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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어린이 찾기 - 김소영 그림책 에세이
김소영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평점 :

'세 살 먹은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
라는 옛 속담이 있다.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은 미완성의 존재,
가르침이나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아이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이 말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아이에게
인간 본성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린이'라는 개념이 인식되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내일의 희망이 되는 어린이를 훌륭하게 키워내자며,
잡지 「어린이」 창간을 비롯해
아동인권 운동가로 활동해온
방정환 선생님의 뜻은
이후 어린이날이 제정되며
일제강점기와 전쟁 이후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는 시선과 함께
오늘날에 이르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어린이를 잘 돌보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미래를 이끌고 갈 어린이들을 위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이 '좋은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가야 할지,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그림책을 통해서 전하는 책이 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은 물론 교육적인 측면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며,
그들이 바라는 세상을 그린다는 점도 있다.
문학이라는 것의 힘이 그러하듯이
우리는 어린이라는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시선에 맞춰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느끼며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것'을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숨은 어린이 찾기〉는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다.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고,
지금은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작가는 다양한 어린이 관련된 책을 썼다.
〈어린이책 읽는 법〉, 〈어린이라는 세계〉를 비롯해
다양한 책들을 통해
어린이의 시선을 공감하는 이야기를 전한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서는 그림책을 펼쳤다.
그림책이 어째서 어린이의 것인지,
어린이가 그림책을 통해 무엇을 하는지
보여주는 책 50권에 대한 글을 묶은 이 책은
어린이라는 시기의 특성 및
어린이들의 삶의 드러내는 그림책들을 소개한다.
어린이의 생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책,
그림책만의 예술성을 느낄 수 있는 책,
지식을 전하는 그림책 등
4부로 나누어 소개되는 이 책들은
아이들에게 다정함을 전하고 싶은
어른들의 마음을 담고 있기도 하고
또 어린이들을 이해하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보물처럼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른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똑같은 풍경을 바라보더라도
눈높이에 따라 달라 보이는 세상의 모습처럼,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다양한 사회의 모습과 문제들은
순수함이나 곧은 시선을 잃은 어른들에게
또 다른 '선생'의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빠르게 흘러가기만 하는,
성과와 목표에 매달리기만 하는 어른들에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 집중하고,
그날그날 주어진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된다.
그런 동심을 되찾게 하는 그림책의 힘,
그림을 통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시간을 다시금 어른들에게 선사하며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의 모습을
함께 그리자는 목소리 또한 전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어린이였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어린이'였던
나의 마음은 금세 잊어버리고,
그들을 다그치고 통제하며
부족하고 채워야만 하는
미완성의 존재로 바라보곤 한다.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또 사랑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세상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가장 원초적인 기쁨으로 돌아가는 시간,
그림책에 담긴 이야기에 빠져들어
기억해야 할 소중함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던
〈숨은 어린이 찾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