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도쿄 - 개정증보판
임진아 지음 / 유유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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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유히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뭔가 현재에서 벗어나 색다른 즐거움이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우리는 여행을 간다.

'여행의 의미'를 수치나 조건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누구든 큰맘 먹고 떠나는 만큼

'이왕이면 더 많이, 다양하고 알려진 곳'으로

도장 깨기를 하듯 다니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광고 카피에 공감하면서도

한정된 시간과 돈을 여행에 투여를 하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본전' 생각 앞에서

기억에 남는 여행보다는

남길 수 있는 여행을 선택하고,

그러다 보니 여행의 마무리에서 어쩐지 알 수 없는

짙은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행으로 낯선 도시를 갔을 때

여유롭게 그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면서도

막상 그런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험,

나 역시 그런 여행만을 지속해 왔었다.


하지만 남들이 추천하는,

혹은 잘 알려진 핫플레이스가 아니라

나만의 '기억'을 가득 채운 여행을 완성한 사람이 있다.

읽고 그리는 삽화가이자,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 작가가 쓴

〈아직, 도쿄〉가 바로 그 기록이다.


평소에도 다양한 글과 그림을 통해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의 일상 속에서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해온 임진아 작가는

자신의 기억을 꽉 채운 '도쿄'라는 도시에 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온전히 한 권의 책을 혼자서 쓰지 못했던 때에

도쿄 속에 그려낸 자신의 지도를 펼치며

그 도시를 통과해 다시 자신에게 도착한

기록을 담아낸 이 책은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들에게 다시금 손을 내밀었다.


뻔한 여행에 질리거나

혼자 여행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내가 모르는 도쿄의 매력을 건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같은 동아시아에 속해있기도 하고

생활적으로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별로 느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여행지의 후보로는 크게 생각지 않았었다.

짧은 휴가가 아닌 이상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던 곳,

그런 일본의 수도이자 서울의 면적과도 거의 비슷한

도쿄라는 도시의 매력을 느끼게 한 이 책은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해주었다.


'여행'이라는 시간은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부러 시간을 내어 나를 움직이고,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환경을 비롯해 모든 것을 바꾸어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디폴트로 설정된 '나'라는 캐릭터를 벗어나

새로운 배경의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

그렇게 낯선 공간에서의 '나'를 마주하다 보면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새롭게 알아갈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고 말이다.


떠나는 이유에 관계없이

시간을 누리는 걸 '여행'이라 부르고 싶다는 작가는

모처럼 자신을 구경할 수 있는 도시로 '도쿄'를 꼽았다.

유일하게 혼자가 가능한 도시,

혼자서도 즐기고 만끽할 수 있는

아무래도 좋은 그런 도시로 말이다.


책은 크게 5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진다.

필수 쇼핑 리스트에 올라가 있지는 않아도

두고두고 여행의 시간을 떠올리게 해주는

귀여워서 쓸모 있는 것들이 모아져 있는

도쿄의 상점들,

한 잔의 음료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까지도

누릴 수 있게 해주었던 도쿄의 카페,

건너뛰기도, 때로는 두 끼를 한 번에 먹기도 하며

잊을 수 없는 맛을 느끼게 해준 도쿄의 테이블,

오로지 '이것'만을 위해

도쿄로 발을 옮기게 해준 도쿄의 산책,

그리고 읽고 그리며 쓰는 사람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그에게

더욱 특별하게 찾아왔던 도쿄의 책방 등


추억의 발자국이 가득 담긴

임진아 작가의 도쿄 이야기는

상점을 지나 카페를 거쳐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산책을 하며

삶의 의미까지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곳에서의 추억은 물론

방문한 곳들의 정보까지 함께 곁들여져서

천천히 도쿄를 만끽하고 싶은

나 홀로 여행족에게는 색다른 도쿄 바이블로,

도쿄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공감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일상을 잠시 잊게 해주는 시간으로

그렇게 새롭게 다가갈 것 같다.


책을 읽고 있자니, 조용하고 고즈넉한

아기자기한 물건들과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도쿄의 골목에 다다른 것 같았다.


나만의 기억으로 채우는 '여행'의 기록이

이토록 빛날 수 있음을 느꼈던 시간,

나도 이렇게 나를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나만의 도시'가 어디인지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도쿄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을 꼭 품고 눈앞의 풍경과

책 속의 풍경을 겹쳐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런 여유로운 '여행의 의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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