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마지막 피치
이서현 지음 / 한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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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흔히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곤 한다.

막 태어나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시절은 봄,

한창 활동적인 청년기는 여름,

조금씩 여물 어가는 중년은 가을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후반부는 겨울로 말이다.


각 계절의 매력이 있듯

인생을 살아가는 시간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간다.


무언가를 이루고 성장해야만 하는데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오늘을 살고 있다'는 감각은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인생의 의미를 채워준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씩 높은 허들을 스스로에게 채우며

'성공하지 못한, 노력이 부족한'으로

결과론적으로 판단하며 좌절에 빠지기도 한다.


실패하고 좌절하면서도

끝끝내 다시 매달려 길을 찾아내는

찬란하게 빛나는 여름 같은 이야기를 만났다.

끝도 시작도 좋은 계절,

뭐든 무성하고 푸르게 무서울 정도로 자라는

찬란한 여름을 닮은 소설

〈여름의 마지막 피치〉이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전 표지와 제목을 보고

'피치'가 여름 대표 과일이라 할 수 있는

복숭아를 상징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동네 작은 암장 '다운 클라이밍센터'를

배경으로 한 클라이밍의 이야기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재회의 벽'이라는 소문을 가진 벽을 오르며

자신의 한계와 실패를 넘어

되찾고 싶은 것을 품고 매달리는

간절함이 담긴 따뜻한 힐링 소설이다.

익숙지 않은 클라이밍이라는 소재와 용어들은

클라이밍 초보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

한발 한 발 내딛다 보면 어느새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좌절과 실패, 어떤 이별 앞에서

우리는 나 자신에게서 과오를 찾곤 한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못나서', '내가 살이 쪄서' 등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러했다.


이별 이후 거식증을 앓고 있는 요리 유튜버,

만년 반페이만 받고 있는 무명 성우,

신기가 떨어진 20대의 어린 무당,

중요한 대회에서는 실수를 하고 마는

만년 2등에 머물러있는 국가대표 클라이머,

누군가가 돌아오길 간절하게 기다리는

속을 알 수 없는 암장 센터장까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되찾고 싶은' 무언가를 하나씩 품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의 후회와 각오를 가지고

'재회의 벽'에 등반을 하는 것이다.


〈재회의 벽 수칙〉

간절히 원하는 단 한 명만 떠올릴 것!

클라이밍 도중 울지 않을 것!

홀드가 흔들린다면 내려올 것!

탑을 찍은 후에도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

모든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 것!

재회의 벽 성공 시, 다시 오지 말 것!


재회의 벽 수칙을 가만히 보다 보면

클라이밍 주의 사항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의 사항 같기도 하다.

인생이라는 시간 앞에서 주저하고 흔들리는 이들에게

'나' 자신을 찾고, 확신을 가지며

앞으로 나아가라는 충고와 함께 말이다.


미완성이라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인생의 '여름'을 보내고 있을 많은 이들에게

정해진 길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나만의 길'을 찾으라는 응원이 담긴 소설!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전하는 소설을 읽고 있자니

스스로에게 가혹하게 만들었던 높은 벽에

잡고 디딜 수 있는 홀드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완등은 정해진 모양이 아니다.

내가 만든 루트로 이 뜨거운 시간을 만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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