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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시티피케이션 - 똥이 되어버린 플랫폼의 해부학
코리 닥터로 지음, 박희원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평점 :

"이 글은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다양한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당연한 흐름처럼 반복되는 현상이 있다.
1. 일단 플랫폼이 당신(사용자)에게 잘한다.
2. 그러다 사업자 고객의 편의를 위해 당신을 괴롭힌다.
3. 그러고는 사업자 고객을 괴롭혀 가치를 몽땅 자기들 몫으로 거둬들인다.
4. 결국 플랫폼은 거대한 똥 더미가 된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사용자들은 지쳐버리고
플랫폼의 노예가 되거나
또 다른 플랫폼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맞이한 다른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같은 문제는 반복되고
우리의 인터넷 세상은
거대한 똥 덩어리로 가득 차게 된다.
우리들은(사용자들은)
이런 환경을 바꾸지 못한 채
그저 똥 덩어리를 피하기에만 급급하게 된다.
너무나 익숙하지 않은가?
처음에는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고 좋았던 플랫폼이
어느새 광고나 착취로 얼룩져버리는 현상.
혁신이라 생각했던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어째서 지저분하고 초라한 말로를 맞이하는 걸까?
우리는 이런 흐름을 바꿀 수는 없는 걸까?
우리는 지금 디지털 피로를 유발하는
플랫폼의 질적 저하,
즉 '엔시티피케이션'이라 불리는
플랫폼의 쓰레기화 시대를 살고 있다.
SF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디지털 권리 활동가로 일하는 작가는
플랫폼의 열화 현상을 명명하는 단어
'엔시티피케이션'을 만들었다.
이 단어는 언론과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2020년대 디지털 문화와
플랫폼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로 자리 잡았고,
미국방언학회에서 '2023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며
메리엄웹스터 사전에도 등재되었다.
엔시티피케이션 Enshittification
[명사] 플랫폼 부패, 쓰레기화, 개똥화.
디지털 플랫폼이 수익을 추구하며
사용자에게 점점 나쁘게 변하는 현상.
'똥'을 의미하는 비속어 shit에 접두사 en-(…이 되게 하다), 접미사 -ify(…화하다), 명사형 접미사 -tion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부유하게 된
쓰레기 같은 플랫폼의 시대를 분석하고
모두의 디지털 공유지를 어떻게 되찾아야 할지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너무나 편리했던 디지털 환경에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불편함'들.
우리는 플랫폼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물들어간다.
그것이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도
그것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에
플랫폼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까지
플랫폼이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열심히 착취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아이폰과 트위터 등
익숙했던 플랫폼에서 나타난
엔시티피케이션이라는 역병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테크업계를 넘어 전체 산업에 불고 있는
서비스 열화의 모습 또한 볼 수 있다.
사람을, 최고의 검색 결과를,
당신이 놓치고 있는 재미와 가치와 경험을
전해주겠다면서 사용자들을 끌어모았던 플랫폼에는
사업자 고객과 광고주 등 모두에게서
잉여가치를 챙긴다.
가볍게 서비스를 이용했던 사용자들과
이들을 이용하고자 한 사업자 고객,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이득을 보고자 한 광고주까지
우리 모두는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똥 덩어리 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엔시티피케이션이라는 역병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엔시트화된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의 권리와 원하는 정보를 찾고자 하는
기본적인 니즈는 점차 옅어진다.
'소유자'였던 사용자들의 역할 또한 바뀌게 되었고
플랫폼 안에 가두어진 채 빨리게 되는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이고 좋았던
옛 인터넷의 모습은 그저 환상으로 남는 것일까?
인터넷의 희망이 사라진 게 아니라
붙잡혀 있을 뿐이라며
이 엔시티피케이션의 시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저자는 플랫폼을 '덜 중요하게' 만드는 것,
플랫폼의 힘을 빼는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괴롭힘 방지 명목으로 이용자를 감시하고 행동을 통제하게 하는 대신, 자사의 조정 정책에 도움을 못 받은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떠나는 과정을 쉽게 할 것을 이런 회사에 강제할 수 있다. 이런 거대 소셜 미디어 회사에 다른 서버와 연합할 것을, 이용자가 거대 플랫폼을 떠나 대안 플랫폼으로 가도 떠난 이가 남겨둔 가족과 친구, 공동체, 고객과 연락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파일을 제공할 것을 강제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중요한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떠날 수 있다."
라고 말하며
우리 모두가 자기결정권을 가진
소비자가 되기를 권하는 것이다.
이용자에 대한 플랫폼의 권한과 통제를
지금보다 늘리며 이런 규제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행정적으로 실행 가능한
권한 위임까지 가능해야 함을 강조한다.
집단행동 문제로 쓰레기 화가 된 플랫폼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덩치가 커진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벗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힘을 빼게 하는 것이다.
플랫폼에서의 낙오가 아닌
이용자의 선택권을 강조하는 책의 메시지를 통해
플랫폼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었다.
'인터넷은 원래 그런 것이다.
이렇게 변한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가 아니라
지금의 변화를 가져온 혁신의 역사처럼
현실을 바꿀 플랫폼이 우리 앞에
나타날지 모른다는 희망을 꿈꾸며
인터넷과 플랫폼이 제공해온
연결의 경험을 기억하고, 변화를 스스로 쟁취하기를
독자들에게 권하는 현실적인 책이었다.
망가진 인터넷과 쓰레기 화가 된 플랫폼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며
거대한 플랫폼의 민낯을 통해
앞으로를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던 시간!
망가진 인터넷을 구할 수 있는
논쟁적인 저작이었던 〈엔시티피케이션〉이었다.
거대한 쓰레기 속에 계속 파묻혀있을 것인가?
아니면 망가진 인터넷을 구할 것인가?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