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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에게 배웁니다 - 오늘이 좋아지는 마법 ㅣ 자기만의 방
임진아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7월
평점 :

우리는 타인에게 보이는 '나'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신경을 쓴다.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서 바라보는 내가
100% 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없는데도
그 기준을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찾고
다른 이들의 시선 아래 '추구하고자 하는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면서
의도치 않게 생활 반경이 좁아졌다.
*인 이상 집합 금지도 있었거니와
외부에서 타인과 어울리던 일상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고 나서
밖을 향하던 사람들의 발걸음은
집으로, 가족을 향해서 바뀌게 된 것이다.
그 즈음해서 나 역시 라이프스타일이나
추구하는 마인드가 많이 달라졌다.
나보다는 타인을 향했던 시선들은
기준을 '나'로 잡으면서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로
스스로를 제대로 마주하기 시작했고
그런 '나'에 대한 탐구는 자연스레
내가 지금 머물고 있는 공간과
늘 곁에 두고 사용하는 물건으로 옮겨간 것이다.
〈사물에게 배웁니다〉 역시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 출간되었다.
책 속에서 코로나로 인한 일상에 대해
다루지는 않았지만,
시기적으로 '나'에게 집중하는 마음은
어느 정도 연결이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랜서로,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실을 마련하고 혼자서 일을 하는 작가는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또 자신을 둘러싼 사물들을 통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나 자신과
나의 이야기를 발견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고 하는데,
말이 없는 대상인 사물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는 생활의 단면이 있지 않을까?
"늘 곁에 있는 사물은 그저 놓여있을 뿐이지만
사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잠잠하게 나를 지켜준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이런 사물을 통해
설명하지 못하는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사물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생활의 단면에 너그러움을 가지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작가가 전하는
44가지의 사물의 이야기이자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건을 통해 시작하는 이야기는
하루에도 수없이 머릿속을 흘러가는
생각의 기록이기도 하고,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나의 마음과 취향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내가 싫어하는 것도
모두 '나'라는 사람을 나타내는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사물에 깃들어 있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나를 버티게 한 힘, 작은 행복 등
소소한 일상에 자리한 사물들을 통해
작가는 자신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이어가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한 번씩 한다.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사람은 바라볼 수 있지만,
나를 비추는 거울이 없으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자신을 바라보지 못한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실제 나의 모습은 어떤지
나를 감싸고 있는 사물들을 통해
마음의 거울을 비춰보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나만의 포인트도
이해하고 설명해 주는 사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보내며
지금부터 나를 둘러싼 사물들의 이야기에
보다 주목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