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피플
앨리슨 에스파흐 지음, 김보람 옮김 / 북로망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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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로망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더 이상의 희망은 없다고,

모든 것이 너무 늦었다고,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평온해 보일 때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느끼곤 한다.


스스로 인생의 끝을 결심하고 찾아간 낯선 장소,

그곳에서 만난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 사람.

끝을 결심한 여자와 일주일간의 화려한 결혼식을 앞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마주한 곳에서

이야기는 우리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다.


삶의 의미를 잊은 이들에게

다시 인생을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유쾌하면서도 뭉클한 이야기를 만났다.

뉴욕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

가디언 타임 선정 올해의 책으로 꼽힌

〈웨딩 피플〉이다.


헤어 나올 수 없는 밑바닥에 떨어진 기분이 들었을 때

내가 누군지 모르는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며

남편과 평범한 일상을 누리던 피비는

평온하던 일상이 순식간에 최악의 날로 다다른다.

여러 번의 시도를 했지만 반복되는 유산,

이로 인해 서로 믿고 의지하던

남편과의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하고

이는 곧 남편의 외도와 이혼으로 이어진다.

그 와중에 키우던 고양이도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에 그녀는 이윽고 결심을 한다.

'삶을 끝내겠다'라고 말이다.


평소라면 엄두 내지 않았던 해안가의 5성급 호텔에서

마지막 하루를 보내고 그곳에서 준비한 약을 먹고

세상을 떠나겠다는 결심.


아무런 짐도 없이 방문한 호텔에서

그녀가 마주하게 된 풍경은

이곳에서 결혼식을 하기 위해 방문한 신부와 하객들.

하객들을 제외하고 일반 손님은 자신밖에 없고,

이들 중 외로워 보이는 사람은 없다.

우연한 기회에 신부와 이야기를 나누던 피비는

자신의 죽음을 결혼 주간 동안만큼은 연기했으면 하는

신부 라일라와 엮이게 되면서

인생의 큰 반향을 맞이하게 된다.


사실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던 걸까?

"진짜 죽으려는 사람은 조용히 죽는다"라는 말 처럼,

"죽으러 왔어요"라고 선언했던 피비의 마지막 날은

궁금했던 축사 때문인지 미수에 그치고 만다.

다음날 그녀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신부 라일라로 인해 피비는 자신의 계획과는 달리

이곳 해안 호텔에서 머무르며 처녀 파티와 리허설 디너,

요트 선상파티, 신부 대표 들러리 등을 함께 하게 되면서

자신이 오랫동안 둘러싸고 있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혼을 겪은 피비와

새로운 시작이라는 결혼을 앞둔 라일라는

서로 앞에서만 온전히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색다른 '우정'을 보여준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오히려 솔직했던 경험이 있었던 이들이라면,

남편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

이들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메리지블루라 생각했던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 속 라일라의 혼란과

결혼에 대한 준비과정들 속에서 느낀 진심은

우리가 '나'라는 사람을 스스로 단정 짓고

솔직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로 다가오기도 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해안가의 5성급 호텔에서 펼쳐지는

결혼식 준비와 풍경들은

마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처럼

색다른 자극으로 다가온다.

늘 정해진 보기 중에서 선택하던 삶을 살던 피비가

처음이자 자신을 위해 선택했던 이 호텔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았던 것처럼

'무료한 안전'을 추구하는 나에게도

이 호텔 같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간에 걸친 이야기를

위트 있으면서도 따스하게 담아낸

이 소설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이야기 속에서 19세기 전문가라 칭하는 피비가

미처 읽지 못했다가 다시 펼쳐든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때문이기도 하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이 소설들을 다시 펼쳐 읽으며

새로 맞이한 인생의 방향을 찾아가는 피비의 완성을

〈댈러웨이 부인〉과 겹쳐보는 것이다.


인생의 문제 속에서 늘 자신을 탓하던,

내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진짜 나의 모습을 찾지 못했던 피비가

스스로 자신에게 씌었던 가면을

하나 둘 벗어던지며 '진짜 나'의 모습을 되찾고,

나아가 라일라 역시 피비와의 시간을 통해

진짜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낯선 이들이 서로에게 주는 다정함,

그 연대의 힘 또한 느낄 수 있다.


죽음을 계획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 '삶' '살아있음'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찼던 작품!

많은 이들이 열광한 이유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웨딩 피플〉이었다.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진짜 나의 모습을 찾기를 희망한다면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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