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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카 ㅣ 새소설 23
강지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4월
평점 :

"이 글은 자음과모음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리듬이라는 것이 있다.
정해진 박자나 흐름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 나만의 박자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
타인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우직하게 나가는 것이
인생을 안정적이고 탄탄하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리듬'이 중요한 춤을 떠올려보자.
이따금씩 SNS나 방송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의 춤추는 모습을 보게 된다.
누군가는 정해진 노래에 정해진 동작으로
움직임을 노래에 맞춘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면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움직임이
노래와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마치 파도처럼 밀려왔다 쓸려가며
스스로 '나의 움직임'을 즐긴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주로 드는 것은
배우와 가수의 춤을 비교해 보면서였다.
춤으로 무대를 함께하는 가수들의 경우
자신의 노래 혹은 여느 노래에 맞춰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몸에 붙지만,
스페셜 한 경우를 위해 춤을 추는 배우들을 볼 때면
그 춤마저도 연기의 연장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백댄서들과 같은 동작
아니 어쩌면 그들은 가운데 있는 주인공을 빛내기 위한
보조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인공인 배우는
팔과 다리를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 '움직임'을
학습된 대로 이행한다는 느낌을 줬던 것이다.
이처럼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리듬,
자기만의 박자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의 리듬대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세상이 정해놓은 박자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 액션'을 춤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물음이 생긴다.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하루의 시간 속에서
유유자적한 듯 보이지만 자신만의
리드미컬한 리듬으로 살아가는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을 만났다.
제8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이자
탭 댄서로 활동 중인
강지구 작가의 첫 장편소설 〈인디카〉이다.
소설은 낯선 도시의 풍경과 결합된
스물아홉 살 청년 태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뉴욕행을 계획했으나 학생비자 발급을 거절당하고
우선 캐나다로 입국한 그의 일상을 담고 있는데,
딱히 어떤 계획이나 목적 없이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며
탭댄스를 추고, 강의를 들으며, 마리화나를 피우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다.
여러 사람들과의 느슨하면서도 일회성으로 끊기는
관계들 속에서 마치 '취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은
충동적이고 무모하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발견하고자 하는
한 사람이 인생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삶이라는 박자를
다시 세어보게 한다.
정형화된 안정적인 삶의 리듬이 아니라
때로는 고조되었다가 때로는 느려지며
함께 추는 사람들의 리듬에 맞춰 바뀌는
그의 춤은 마치 그의 인생을 압축한
하나의 몸 사위 같았다.
잘 모르는 탭댄스라는 세계와 리듬을
소설을 통해 읽고 있자니,
한껏 발구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소설을 읽으며 실제 탭 댄서로 활동하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는 아닐까 싶을 정도로
리얼함을 느꼈다.
늘 있어야 할 곳에 없는 원(One)을 따라 이동할
태일의 새로운 여정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인생이라는 하나의 큰 무대를 뜨겁게 달굴
나만의 리듬을 찾아!
평범한 정주를 거부하는 청춘의 불온한 여정을 통해
안정만을 추구하는 나의 일상에 변주를 주고 싶어지는
그런 뜨거운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