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종의 나라 1~2 세트 - 전2권 (양장)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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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타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말로만 주고받던 언어에서 벗어나

문자가 생기고 기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인류의 역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끼리 말을 그림과 문자로 약속을 하고

그것을 기록하기 시작하는 문명의 등장은

지금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를 거치며 현재에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 몇 되지 않는 단일 언어 국가이다.

파푸아뉴기니는 한 국가 내에서도

수백 개의 언어가 존재하고,

가까운 중국만 보더라도 워낙 인구도 많은 데다가

다양한 민족의 방언이 있다 보니 더빙을 할 정도인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거슬러 올라가 먼 과거의 글들도

큰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니

'한글'이라는 우리의 고유한 언어가 가진 힘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을 뿐

그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의식할 필요가 있겠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은

1443년 세종 25년에 창제되었다.

이후 3년 후 반포되었으며 그 뒤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고유 언어이자 단일 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것이 현실이 되기까지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그동안 우리가 쓰는 말과는 다르게

중국의 한자를 사용하다가,

한글을 만들게 된 이유, 그리고 그 과정에 있어서

이념적인 흔들림이나 갈등, 흔들림은 없었는지 보다는

훈민정음의 가치나 그것의 특징에 대해서만 주목했었다.


이런 한글 창제에 이르기까지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갔던

세종에 얽힌 이야기에 집중한 소설이 있다.

이름만으로도 이미 너무나 강렬한 작가

김진명이 쓴 〈세종의 나라〉이다.


권력을 가진 양반이라는 이름의 몇몇에게만

읽고 쓰기가 가능했던 그때.

신분의 제약도 제약이지만,

닥친 어려움이나 불공정함에 대해서도

타인의 힘을 빌려야만 겨우 글을 전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백성들에게는 이런 기회조차 없었다.

그저 불리고 말하며, 눈앞에 있는 글자를

읽지도 쓰지도 못하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나갔다.


백성들의 아버지이자,

강건한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세종은

이런 마음을 담아 백성들도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우리나라만의 문자를 만들고자 한다.


중국 황제의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어쩌면 그것이 너무나 당연했던 이들에게는

문자를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하늘에 도전하는 '역적'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끝없는 연구와 고민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도

포기를 모르고 결국엔 그것을 해내고 만다.


단순한 문자 하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를 통해 조선 스스로 독립한 하나의 국가로서의

힘을 지닐 수 있음을 내다본 세종은

장영실을 비롯,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이를 통해 읽고 쓸 수 있는 한글을 만든다.

소리글자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커다란 제국에 도전하는 하나의 반항이자

치명적인 선전포고로 펼쳐진다.


큰 변화가 두려워 현재에 안주하고자 하는 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있는 법.

새로운 문자를 만드는 것 자체에 반감을 가진 이들은

갖은 이유를 대며 왕에게 끝없는 칼을 던진다.


그 외로운 싸움을 묵묵히 이겨낸 세종의 모습은

왕이기 이전에 어쩌면 한 명의 학자로,

백성을 끔찍이 아끼는 아비의 모습으로

보다 인간적인 캐릭터로 다가왔다.


여기에 세종 곁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해 돕는

한석리와 조선의 법도에 맞설 용기를 가진

권숙현이라는 여인까지,

세 인물이 중심이 되어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익숙했던 역사에 숨겨진 진짜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너무나 익숙해서 그의 소중함을 모르고

함부로 사용하며 망가뜨리는 우리의 모습이

그렇게 힘들게 얻어낸 '우리의 힘이자 자유'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상기시키고 있었다.


신분이 있어 문자를 읽고 쓰는 것이

제한이 있고 나뉘는 시대도 아니고

문자로 세계 간 우월이나 힘이 나뉘는 시대는 아니지만

조용히 우리 속에 파고들고 있는

'우리만의 것'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이어진다.

우리글로 쓰인 것들, 우리만의 문화가

날조되고 바뀌며 뺏길 수도 있겠다는 위협을 느끼는 게

지금 이 시대에도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다.


고유한 언어를 가진 단일 민족 국가의 주인으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그 시간을 다시금 떠올린다.

모두가 함께 공감하며 나눌 수 있는 지금을 만들어준

'한글'이라는 위대한 언어.

그리고 그것을 헤아린 성군의 마음까지!


가장 위대한 지적 전쟁이라 불릴 수 있는

그 소리 없는 분투기를 통해

우리 역사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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