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애인에게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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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그 다름이 좋아 사랑을 하고

그 다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마침표를 찍는다.

사랑이라는 또렷한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감정,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우리는 비로소 그 끝이 나야

그 시작과 오해, 정확한 고백을 할 수 있다.


완벽하게 똑같은 사람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사랑의 모양과 온도도 사람들의 수만큼 존재한다.

아니, 한 사람에게서도

여러 종류의 사랑이 존재하는 걸 보면

사랑의 개수는 셀 수 없는 무한대 일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이 하는 사랑만이 사랑의 전부가 아닐뿐더러

사랑의 표현도 사랑의 아픔도 각기 다르기에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도

각자의 사랑을 할 뿐 하나의 사랑이라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것에 대한 오해,

그 사랑이라는 민낯을 3명의 여자와 한 명의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담아낸 소설을 만났다.

10년 만에 완결판으로 찾아온

백영옥 작가의 <애인의 애인에게>이다.


보통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는 의미로

'애인'을 이해한다. 하지만 소설의 제목,

그리고 소설 속의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애인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마음을 확인하고 서로를 애인으로 설정하는 행위를

사랑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마음속으로 아끼며 그로 인해 받는 고통까지도

품는 그 모든 것의 대상을 애인으로 확장시킨다.


사랑, 연애의 시작이 꼭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랑의 시작은 마치 사고처럼 불현듯 찾아와 스며든다.

그 사랑에 익숙해지고 서로의 다름을 더 이상

이해하거나 버티지 못할 때 그 온도의 격차로 인해서

서로를 상처 주기도 하고 이로 인해 헤어지기도 한다.


헤어진다고 해서 그 사랑은 그렇게 소멸되는 걸까?

관계가 끝났다고 한순간에 마음이 없어지는 걸까?

머물렀던 시간만큼 남아있는 사랑의 자국은 깊고

그 자국이 남아 있는 한 사랑은 지속되는 것 같다.

'사랑'하는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을 뿐, 감정은 남는다.


소설은 한 명의 남자를 둘러싼

세 명의 여자의 시선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룬다.

성주라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성주라는 남자와 한때 서로 사랑했던 여자.

성주라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


그들은 자신이 품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드러내며

사랑하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오해를 보여주기도,

또 한 사람을 통해 연결되며 새로운 연대로 다가간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욕망과 사랑,

진심과 진실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획일적인 모습으로 그려 온 사랑이라는 것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말이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수많은 감정의 조각들을

비로소 끝난 사랑 앞에서 재정의 하며

우리가 가진 사랑의 오해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 경험이 있는 모두에게 전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소설 속 정인이 되었다가 마리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수영이 되어 사랑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각기 다른 이야기 같은 사랑의 조각들은 결국

하나의 똑같은 사랑의 이야기 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우리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끝내고

또 다른 사랑을 이어간다.


당신의 사랑이 어디에 있는지,

또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사랑이 끝나서 괴로움에 빠져 있다면

이 소설을 통해 비로소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방법까지도 익힐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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