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모니움 -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소원라이트나우 10
유상아 지음 / 소원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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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소원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뉴스 속 청소년 범죄.

아직 법적인 처벌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범죄는

나날이 진화하고 발달하며

더욱 영악하고 그 강도가 세지고 있다.

'아직 자라지 않은 아이'여서

그에 대한 처벌을 묻지 않겠다는 법의 취지와는 다르게

자신이 촉법소년임을 악용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인간 성악설'에 조금은 공감을 하게 되기도 한다.


꼭 청소년범죄만이 심각하다기보다는

자극적인 매체와 보도, 미디어의 영향으로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범죄가 발생하고,

또 우리 이웃들의 사이에서 어두운 얼굴을 숨긴 채

범인들은 존재해 있다.

왜 우리는 악을 뿌리 뽑지 못하고

그것이 반복되도록 내버려두는 걸까?


범죄에 안일한 사회에 일침을 가하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청소년을 노린

병리 현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참신한 소설을 만났다.

청소년문학이라기에는 탄탄한 짜임새와 반전,

이야기의 진행이 너무나 완벽해서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이 함께 읽기에도 좋았던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판데모니움〉이다.


'판데모니움'은 존 밀턴의 서사시

『실낙원』에서 등장한 말로,

하나님께 반역했다가 지옥에 떨어진 천사들이

지옥에 만든 거대한 궁전을 말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맞닥뜨린

어두운 그늘을 묘사하는 이 소설은

아이들이 마주한 어둠을

'판데모니움'에 빗대어 펼치고 있다.


지극히 현실을 반영한 소설 속의 사건과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악에 대해서

왜 그것을 뿌리 뽑지 못하는지

스스로에게 그리고 사회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고민할 수도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

'설마 정말 이런 일이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실제 아이들이 처한 현실에서는

소설보다도 더 크고 두려운 그늘이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다.


한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아직 완전히 자라나지 않은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고 이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이 작품을 읽어보면 좋겠다.


소설은 화이트 해커를 꿈꾸는 고등학생

차은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독서동아리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선정과

어쩐지 평소와는 다른 대화를 한 후

유난히 잔상이 남던 그녀의 모습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마지막임을 알게 된 후

그녀의 죽음을 파헤쳐 가며 마주하게 된 진실과

어둠 속에서 거미줄처럼 얽혀 딸려오는

사건이 이어진다.


보안 테스트를 맡게 된 판데모니움이라는 게임,

그리고 학교에서 벌어진 전교 1등이었던 선정의 죽음,

그녀가 남긴 의미를 알 수 없는 메시지까지.


과거의 일이지만 여전히 은호에게

부채로 남아있는 엄마의 죽음과

암호 같은 메시지를 남긴 선정이 전하고자 한 진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사건들은

아직 고등학생 신분인 은호가 감당하기에는

어렵고 막막한 높은 벽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능력과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하나로

차근차근 사건에 다가가는 은호는

과연 선정의 죽음에 담긴 비밀을 풀 수 있을까?

망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도대체 그 학교에서 어떤 일을 겪은 걸까?


소설 속에서는 온라인 도박과 마약, 성 착취 동영상 등

현재의 청소년들에게도 왕왕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을 담고 있다.


기껏해야 아이들끼리의 주먹다짐이나 왕따,

간혹가다 발생하는 가출 청소년 문제에만 익숙했었는데

일부 문제 있는 어른들에게만

나타난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은

어느새 아이들 앞으로 이만큼 다가와 있었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학교 안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범죄들,

이 악의 근원을 제대로 뿌리 뽑지 못하고

반복되고 있는 답답한 현실을

소설 속에서도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그리고 진심을 담아

사건 속으로 뛰어든 주인공 은호의 용기와

그들을 진심으로 도와주고

구해내고자 하는 어른들의 마음,

또 용기를 낸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어쩌면 가장 우리가 지금 사회에서 보고 듣고 싶어 하는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무조건 통제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드러냄으로써

그것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드러낸 이 소설은

거침없이 우리들의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완전한 마침표는 없음을,

또 언젠가 다시 나타날 문제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배우며

다음 세대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게 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우리 사회 속의 모두와 닮았다.

누군가는 범죄에 속절없이 얽매이고,

누군가는 그것을 알면서도 외면하며,

누군가는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다가도 포기하고

누군가는 진실을 밝히고 그것을 끝끝내 거부한다.


이런 분투들이 이어져야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완전히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그다음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작은 꼬리표라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없는 이야기이길 바랐다는 작가의 말처럼

어둠 속의 지옥과도 같은 현실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그 어둠을 걷어내고

빛을 비출 수 있는 계기로 다가오기를,

그런 시선을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소설 〈판데모니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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