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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놀로지 - 우리의 세계는 스크린으로 연결되었다
이현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1월
평점 :

"이 글은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영화나 TV의 화면을 일컫는 말.
스크린이라 하면 '화면'이나 '장막' 등을 떠올리곤 했다.
의식적으로 접해야만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휴대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등
개인이 소지하고 있는 다양한 기기들을 통해
하루에 대부분을 피부처럼 가까이
스크린과 밀접해 있다.
이런 스크린 시대,
우리가 이 방대한 스크린이라는 영역을
보다 자세히 이해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면서
이를 활용해 더욱 주체적이고 생산적으로
스크린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주어지는 자극에 순응하듯,
자연스럽게 발전되며
생활 깊숙이 들어오는 스크린의 영역을
아무 의심이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됐다.
하지만 이 스크린의 시작이 어디서부터 였는지,
이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이론가인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스크린이라는 방대한 세계를 조망하고 재구성하며
스크린의 모든 것을 풀어내고자 했다.
순수미술을 시작으로 미디어를 공부했으며
캔버스와 스크린을 통해
세계를 비추고 해석하는 글을 쓰는
이현진이 쓴 〈스크리놀로지〉이다.
스크린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스스로를 돌아봐도 그리 오래지 않았다.
영화관의 화면이나 TV가 내가 접했던
가장 최초의 스크린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면 영화나 TV가 등장하기 전에는
스크린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을까?
저자는 서양화라는 순수미술을 전공한 만큼
회화 캔버스와 영상 스크린을 비교하며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스크린의 한정된 시선을 벗어나
좀 더 포괄적인 시선에서 스크린이라는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포문을 연다.
캔버스, 액자라는 프레임을 통해
바라보는 스크린의 의미,
또 다양한 그림 속에서 등장하는
거울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가 바라보는 '스크린'이라는 물성이 가진
한정적인 이미지를 지우고 있는 것이다.
1부에서는 스크린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이런 미학적 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다양한 회화적 화면과 공간, 작품을 통해서
스크린의 본질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데
찍어서 화면에 띄운 것을 스크린이라 여겼던
나의 기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스크린이라는 것이 얼마나 오래전부터
우리의 곁에서 밀접하게 있었는지,
또 그 속에 담긴 감각과
이를 통한 사람들의 생각과 의심을 얘기하며
앞으로 얘기할 스크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를
독자들로 하여금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2부에서는 이렇게 다양하고 확장된 경험을 하게 하는
스크린의 다양한 장면들에 대해서 얘기한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며
새롭게 등장한 것들도 있고,
사실은 ALL NEW라고 생각했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개념들도 있다.
아날로그-디지털 시대의 과도기를
모두 경험한 작가만큼이나
나 역시도 같은 시대를 겪어봤기 때문에
(조금 늦고 어리기는 하지만)
작가가 설명하는 이야기들이
더욱 공감을 하며 와닿기도 했다.
마냥 먼 미래의 가능성으로 그려왔던
상상의 것들이 현실로 그려지는 요즘.
무언가 예술과는 다른 '기술'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스크린의 본성에는 사람들의 예술과 감각이 얽혀있는
원초적인 그것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강하게 들었다.
터치스크린이나 VR AR 스크린, 미디어 파사드 등
직접 겪어온 스크린의 발전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포인트들 역시
함께 짚어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개인 미디어의 시대이기도 한 요즘
스크린은 사람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언제든 꺼내어 볼 수 있는 스크린이 많아졌고,
과거에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았던 것과는 달리
휴대폰 등 스크린에 저장하여
다시 꺼내보는 재생산 방식은
예전과 달라진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스크린이라는 소재의
무궁무진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결국은 물성을 가진 스크린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 이중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것을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주관을 가지는
사용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보이는 대로 그저 단순히 바라보고 있는가?
아니면 그것을 바라보며 파생되는 경험을
차근차근 짚어보고 있는가?
미디어 아티스트이면서도,
스크린의 경험이 그 자체로 중립적이지 않다며
의식적으로,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스크린 밖에서의 시간을 가지자고 마무리하는
작가의 진심이 더욱 짙게 다가왔다.
앞으로 더 다양화되고 많아질 스크린의 시대!
현대의 스크린에 대해서
더욱 광활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