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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그래 - 파리 ㅣ 여행그림책
이병률 지음, 최산호 그림 / 달 / 2025년 10월
평점 :

"이 글은 달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파리라는 도시가 주는 특유의 '낭만'이 있다.
예술가들의 도시, 사랑의 도시라 불리는 이곳에 가면
누구든 행복해질 것 같다.
뻔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그 공간에 가면 평범한 사람들도
특별해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
마음속 낭만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아직까지 도달하지 못한 파리 여행에 대한 아쉬움을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책을 통해서 채우곤 한다.
내 기대와 마찬가지로 그곳에 머물다 온 사람들은
핑크빛 낭만을 잔뜩 머금은 채
파리라는 달콤함이 주는 향기를 내뿜으면서
그곳을 찬양한다.
그런 파리에서의 시간을 다룬 것들 중에서
간만에 정말 몸을 닳게 하는 책을 만났다.
시인이어서 표현이 더욱 와닿았던 건지
아니면 파리를 그린 그림들이 손짓을 해서인지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은 여행 에세이
이병률 시인이 3년 만에 새롭게 발표한
〈좋아서 그래〉이다.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등
독보적인 여행 에세이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병률 작가가 이번에 꺼내놓은 파리 여행기는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라기보다는
파리에서 '살아온' 시간 속에서
감각한 풍경과 마주친 사람들,
그리고 그 '좋았던 기억'들이 주는 그리움까지를
한껏 담아낸 생활기라고 할 수 있다.
벼르고 떠난 여행지에서 뻔한 랜드마크들을 둘러보며
도장 찍듯 사진을 찍으면서도
'한정된 시간이니 어쩔 수 없지'라고 했지만,
여유 있게 그곳에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사람들이 부러워 이기죽거리곤 했다.
내가 보내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여행자들 역시
이곳에 있는 나를 보며 비슷한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이곳은 낭만의 도시 '파리'가 아닌가.
가만히 카페에만 앉아있어도 그림이 되고
물보다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와인이 있는 곳.
무심한 듯 친절한 이웃들과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이 도시의 추억을
작가는 자신만의 조용한 말투로 펼쳐낸다.
단순히 물리적인 것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파리'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 포인트들은
시인의 시선을 통해 그만의 필터를 입고
책을 통해 파리를 만나는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과 함께 파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낸
그림을 보고 있자니
마치 파리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 공간을 그리워하는 그처럼,
나 역시 발 하나 닿지 않은 그곳을
그리워하게 되는 마법 같은 책.
'그곳에 무언가를 남기고 왔다'면서도
놓고 온 것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렸다는 작가는
사실은 자신의 마음 자체를 두고 온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자꾸만 또 그곳으로 끌리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름다운 파리의 장면을 그대로 담아,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진심이 가득한 책.
〈좋아서 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