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라는 세계
리니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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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시절에는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충분했다.

학교와 집, 고작해야 여기에 학원이 더해진 간단한 동선,

멀지 않은 동네에 거주하는

똑같은 차림에 똑같은 일정을 보내는

같은 나이의 비슷한 친구들.

그러다 보니 그 고만고만함 사이에서

'나'에 대해 집중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수시로 쓰고 끄적이면서 다이어리를 채웠고

그렇게 채워진 다이어리는

마치 내 마음을 탈탈 털어 옮겨놓은 듯

때로는 너무 선명한 글들에

지나놓고 보면 아찔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라는 세계가 넓어지면서

이 넓은 세상에서 '나'를 잊어버리는 일이 왕왕 발생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기준 아래,

나답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놓거나 포기하기도 했고

나를 드러내기보다는

'우리'라는 소속감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손으로 쓰는 다이어리나 편지는

'굳이 할 필요 없는 번거로운 것'이 되어버렸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기록으로 옮긴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일상의 조각들을 순간적인 감정으로

치부하며 흘려버렸다.


그러나 코로나를 겪으면서 밖을 향하던

감정과 시선들이 다시 나에게로 향하게 되었다.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로 감정마저 숨겨져 있을 때에는

'다시는 예전처럼 소통하지 못할 것 같아'라며

두렵기도 했고, 다 똑같아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다움', '나라는 사람'을 찾고 싶어서

잊고 있었던 '기록'이라는 것에 손을 뻗기 시작했다.


그런 기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나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기록의 장인들도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예쁘게 잘 꾸민 다이어리에 눈이 갔다면,

이제는 놓칠 수 있는 '나'의 일상을

기록이라는 틀로 잡아 더욱 의미 있게 넓혀주는

기록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중 대표적인 기록 친구가 바로 '리니'님!


단순하게 하루를 정리하고

마음을 기록하는 '일기' 뿐 아니라

하루의 루틴을 체크하는 루틴트래커를 비롯해

일 년을 톺아보는 연력, 만다라트 계획표,

하물며 실패마저도 기록하며 이를 꽉 끌어안은

기록장인 리니님은 기록을 통해 확장한

'나'라는 세계를 보여주면서

각자가 가진 자신의 세계를 기대하게끔 해주었다.


"조금씩 더 나아지는 내가 되고 싶어서

오늘도 씁니다."라는 말처럼 하루를 정돈하고

마음을 성장시키는 기록의 이야기를 담은 책

〈기록이라는 세계〉이다.


'기록' 하면 대단한 것을 써야 할 것만 같아

혹은 '이런 식으로 쓰면 안 될'것 같아 주저하고

시작했다가도 이내 금세 그만두는 이들이 많다.

어떻게 써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고 싶은' 이들에게

기록이 가진 힘을 전하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자신의 기록들을 통해

기록에 대한 높은 허들을 낮추어 준다.


통틀어 하루를 보면 단조로웠던 것 같은 날들도

구석구석 살펴보면 다양한 순간들이 있다.

아이들의 시간과 어른의 그것과 다른 것은

새로운 경험과 의미 있는 순간이 잦아 기억에 남아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그저 흘려보내는 시간들을 잡아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록하고 인식하다 보면

우리의 하루를 더 뜻깊게 만들지 않을까?


기록친구 리니는

나에게서 시작한 기록에서

관찰과 수집이라는 과정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하고 미래로 발전시키며

길이와 넓이, 깊이를 더한다.


'나'라는 사람의 세계를 무한 확장하며,

그동안 나조차 몰랐던 나의 모습,

나의 가능성을 찾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밋밋하게 흘러가는 하루 이틀이 더해져

일주일, 한 달이 되고

그런 시간들 사이에서

'나이 먹는 줄도 모르고 나이가 들어버렸네'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의미를 찾아가며

사소한 행복,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으며

의미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를 통해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할 수도 있고,

몰랐던 나의 진면모나 나의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기록친구 리니의 추천에 따라 써보고

그렇게 쓰다가 나만의 기록 또한 발견해 보자!


간단한 스케치에서 색을 더하고

명암을 주다 보면 입체감 넘치는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것처럼

평범한 조각 같은 일상들의 기록이 쌓이면

나라는 사람의 시간이 굉장히 다채롭고 의미 있는

인생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귀찮게 굳이 써야 할까?'

'정말 쓴다고 달라질까?' 싶었는데,

막상 기록을 시작하다 보니

어떤 식으로든 기록은 의미가 있었다.

어떤 날은 귀찮기도 했고 빼먹을 때도 있었지만

기록을 하면서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기도 하고,

부풀어졌던 감정들을 제대로 바라보며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을 수도 있었다.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야지!라는 결심보다

오늘 보낸 하루에서 '의미'를 찾는 것.

마치 보물 찾기를 하는 마음으로 기록하다 보면

나의 세상에도 깊이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기록 초보자인 나이지만,

기록친구 리니 님을 따라 때로는 나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기록을 이어가 보려고 한다.

더욱 깊어진 '나라는 세계'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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