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래도 여전히 찍먹 인간 ㅣ 그래도 여전히
이강(집착서점)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9월
평점 :

"이 글은 나무옆의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2025년 2월 기준 15~29세
쉬었음 청년은 50만 4,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노령인구가 많기도 하고,
노령인구의 사회생활이 지속되면서
젊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내가 취업을 하던 2000년대 중반에도
또 지금도 '취직하기가 쉽지 않다'라는 말은 여전하지만,
그 현실을 마주하는 청춘들에게는
고민이 특히나 많을 것 같다.
학교에 다닐 때는 체감하지 못하다가
막상 취업을 준비하기 시작하면
나의 부족함이나 상대적 박탈감,
또 무얼 해야 하나 하는 고민부터
'도대체 내 재능은 뭐지?' 하는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들을 제외하고,
자신의 재능을 찾아내
그것으로 평생의 업을 삼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니
도대체 이 재능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국 상위 4퍼센트에 드는 전문가 포지션이 아닌
상위 10~20퍼센트의 재능.
이것으로 먹고살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싶고,
그렇다고 다른 새로운 것을 찾기는 어렵고.
이런 애매한 재능러에게 전하는
파이팅 넘치는 응원이 담긴 에세이를 만났다.
도서 크리에이터 집착서점의 첫 에세이인
〈그래도 여전히 찍먹 인간〉이다.
탕수육 부먹 찍먹은 들어봤는데,
도대체 이 찍먹 인간은 무엇인가?
작가는 애매한 재능을 가진 자신의
다양한 '찍먹' 경험담을 전한다.
오타쿠는 되지 못하고 이것저것 찍먹을 하며
전전하던 작가가 우연한 기회에 찍게 된
영상 한편은 그를 도서 크리에이터로 만들었다.
이 우연의 실마리를 가져온 수많은 도전들의 기록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하나' '쓸모 있고 도움 되는 일만 해야지' 하는
청춘들에게 과감하게 뭐든 '찍먹'해 보라고 전하는
응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제 평생직장의 시대는 끝났다.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며
쭉 같은 일을 하며 평생을 일하던
부모님 세대와 달리,
백세시대라 불릴만큼 늘어난 인생시계는
우리에게 제2, 제3의 직업을 가져야 함을
상기시키곤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마치 소거하듯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았던 작가의 이야기는
무엇을 할까 고민하느라 아무것도 시작을 못하는 이에게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고 하고 싶다는 열망을,
또 애매한 자신의 재능을 탓하며 움츠러들어있던 이에게는
'너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한다.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하며 느꼈던 생각들,
전학하며 배운 '살아남는 법',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무한한 세계,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첫 창업의 기억부터
열정 그 자체였던 대외활동,
잘하지는 않아도 열심히 하고 있는 운동 등
포기와 시작을 무수히 번갈아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시도하는
오뚝이 같은 작가의 시간들은
그의 인생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지지대가 되었다.
인생은 흔들리면서 나아간다.
곧게 앞으로만 나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흔들리고 넘어지며 다시 또 일어나고
그러면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마치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아기처럼
우리는 인생의 수많은 도전 앞에서
'경험'을 하고 그를 통해 나아가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실패에 겁이 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다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두렵고 힘들지만 내딛는다면,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막히면 돌아서 가면서
내 인생의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임을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얻어 갈 수 있었다.
어느덧 뜨거웠던 청춘의 시간을 지나고
이제는 그때보다는 조금 미지근한 열정의 시기가 되었다.
따끈한 열정의 작가를 보고 있자니,
내가 주저하느라 겁이 나서 놓쳤던
많은 순간의 기회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무엇이라도 될 수 있으니
맘껏 남은 인생 시간 동안 '찍먹'해 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취업을 준비하며, 혹은 도전에 실패했을 때
완벽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자책을 했던 경험이 있는 이라면,
이토록 꾸준한 '찍먹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그럴 수도 있지'의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직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는
사촌 동생에게도 이 책을 선물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세상을 탐색하는 새로운 방법!
오늘부터 나도 찍먹 인간 도전이다!